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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ㅣ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평점 :
#보이드씨의기묘한저택 #하지은 #장편소설 #도서제공
황금가지 출판사의 #하지은의낮과밤세트 #릴레이서평단 에 선정되어 읽었다. 한국 2세대의 대표적인 하지은 작가의 소설은 사실, 이번에 처음 읽게되었다. 릴레이 서평단이라는 기획이 참신했고, 요즘 같이 무덥고 습한 날엔 기발한 상상력의 장르 소설이 무기력한 심신에 에너지를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신청했는데, 과연 내 바람대로였다. 더구나, 이 소설을 원작으로 미국, 캐나다에도 동에 인기리에 연재된 웹툰이 있다고.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 낮과 밤 세트여서 (총 4권) 이 소설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은 낮과 밤 중 어디에 해당할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낮‘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검색해 보니, (땋!) 낮이다. 잔혹한 스토리이지만 결말은 따뜻하다.
어느 도시에 7층으로 이루어진 보이드 저택이 있다. 각 층에는 다양한 입주민- 박제사, 시인, 젊은 부부, 병든 노인, 노부인, 의사- 이 살고 있고 각 입주민에게는 각각의 사연이 있는데, 1층부터 그 사연이 펼쳐지는 스토리이다. 3층에 사는 라벨이라는 다정다감한 청년은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소원은 단 한 번만 가능하다. 그 소원은 대부분 예상치 않은 결과로, 잔혹한 대가를 요구한다. 그런데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그 남자는 자신의 소원만은 빌 수가 없다
왜 소원을 들어주는데 비극으로 이어질까? 그리고 라벨은 어떤 존재일까?
세상에서 무엇이든 단 하나 이룰 수 있는 소원을 남을 위해 쓰는 사람은 없단다. p411
아무도 그런 소원을 말한 자기자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들어준 그 친구를 원망할 뿐이죠. 당신들 모두 연약하고 비열한 겁쟁이들이기 때문입니다. p429
그림 형제 동화 같은 잔혹 동화가 떠올려지는 전개인데,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아려왔다. 기저에는 깔린 모든 사랑이 아파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허락 받지 못한 사랑, 일방적인 사랑, 소유할 수 없는 사랑, 거짓 사랑. 끝없이 애태우는 그 감정은 등장 인물들을 극과 극으로 몰고 간다. 사랑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보낸다. 사랑함으로 사람은 천사가 될 수도, 악마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소원을 빈 그(또는 그녀)를 비난할 수도 판단할 수도 없다. 내가 그 처지였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으므로. 그리고 이타적인 사랑. 라벨은 마침내 그의 구원자를 만난다.
오랜만에 독특하고 ‘기묘한‘ , 그러면서도 마음에 울리는 소설을 읽었다. 시간순식. 이어지는 두번째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지 궁금하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