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원재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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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세요.

사랑스런 두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보고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당신 앞에 있는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세요.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 한 번 당신의 머리를
어린아이의 손길로 쓰다듬게 하고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며 걸으세요.

사람들의 상처는 치유되어야 하고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합니다.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로부터 깨어나야 합니다.

고통으로부터 구원받아야 합니다.
그 누구도 버려져서는 안 됩니다.

기억하세요.
만약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면
당신 팔 끝에 있는 손을 사용하세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는 당신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을 돕는 손입니다.




   오드리 헵번의 애송시였다니, 누구 시인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아쉽다,

 

물의 근원


- 교황 요한 마오로 2세 -



숲은 만을 이루어 굽이쳐 흐른다
산자락을 구르는 시냇물의 힘찬 박동

그대가 물의 근원을 발견하려거든
물길 따라 기슬러 올라가야 하느니
용감히 나서라,  

 끝내 찾아라,  

 끝내 포기하지 말라,
어딘가 반드시 발원지는 있으리라
근원이여, 너는 어디에 있는가
정녕 어디쯤에서 맑게 샘솟고 있는가

한없는 고요
여기 숲을 질러가는 시냇물이여
네 물길을 나에게 보여다오
근원의 아름다운 비밀를
부디 드러내다오
 


(고요-- 그대는 왜 침묵하는가
존재의 근원에 대한 비밀을
어찌 그리도 깊이 감추었는가)

내 입술을 적시게 해다오
근원의 생명수를 마시고
생기를 느끼게 해다오
성스러운 삶의 생기를


 선사들의 말씀같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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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유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389
이재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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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배후




웃음의 배후가 나를 웃게 만든다
자꾸 웃음이 나온다
밥 먹으면서 웃고 길 걸으며 웃는다
앉아서 웃고 서서 웃고 누워서 웃는다
수업 하다가 웃고 차 타면서 웃는다
잠자다 깨어 웃고
소리 내어 웃고 소리 죽여 웃는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몸에 난 사만팔천 개의 구멍을 열고
비어져 나오는 웃음의 가래떡
찡그리면서 웃고 이죽거리며 웃는다
웃는 내가 바보 같아 웃고
웃는 내가 한심해서 웃는다
이렇게 언제나 나는 가련한 놈
웃다가 웃다가 생활의 목에
웃음의 가시가 박힐 것이다

백지의 공포 앞에서 볼펜이 웃고
웃음의 인플루엔자에 전염된
꽃들이 웃고 새들이 웃고
애완견과 밤 고양이가 웃고
가로수가 웃고 도로가 웃고 육교가 웃고
지하철이 웃고 버스가 웃고 거리의
간판들이 웃고 티브이, 컴퓨터가 웃고
핸드폰, 다리미, 냉장고, 식탁,
강물, 들녘이 웃고 산과 하늘이 웃는다
동심원을 그리며 번져가는
웃음의 장판무늬들
그리다가 돌연 사방팔방 안팎에서
떼 지어 몰려와
두부 같은 삶 물었다 뱉는,

가공할 웃음의 저 허연 이빨들
웃음의 감옥에 갇혀 엉엉 웃는다
그 언제나 즐겁고 신나는
옛날 같은 새날이 와
눈치 보지 않고
눈물 콧물 흘리며 실컷 울 수 있을까 



  실컷 울지 못하고 사는 많은 이들이 울고 있다. 그 울음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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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아줌마의 햇살도서관 일공일삼 68
김혜연 지음, 최현묵 그림 / 비룡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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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똘망똘망한 진주도 만나고 

키 작아 열 받는 일이 많은 정호도 만나고 

자기 방이 없어 화가 나는 수정이도 보고 

코끼리 아줌마 사서선생님과 차도 한 잔 마시고  

그럼 하루가 흐뭇하겠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나는 책 

햇살이 고맙게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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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분고전 - 내 인생을 바꾸는 모멘텀 3분 고전 1
박재희 지음 / 작은씨앗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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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광채를 줄이고 세상의 눈높이에 맞춰라! 화광동진(和光同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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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김수영 

                 

비가 오고 있다
여보
움직이는 비애悲哀를 알고 있느냐

명령하고 결의하고
'평범하게 되려는 일' 가운데에
해초처럼 움직이는
바람에 나부껴서 밤을 모르고
언제나 새벽만을 향하고 있는
투명한 움직임의 비애를 알고 있느냐
여보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

순간이 순간을 죽이는 것이 현대
현대가 현대를 죽이는 '종교'
현대의 종교는 '출발'에서 죽는 영예
그 누구의 시처럼

         그러나 여보
         비오는 날의 마음의 그림자를
         사랑하라
         너의 벽에 비치는 너의 머리를
         사랑하라

비가 오고 있다
움직이는 비애여

결의하는 비애
변혁하는 비애…
현대의 자살
그러나 오늘 비가 너 대신 움직이고 있다
무수한 너의 '종교'를 보라

계사 위에 울리는 곡괭이소리
동물의 교향곡
잠을 자면서 머리를 식히는 사색가
―― 모든 곳에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있다

여보
비는 움직임을 制하는 결의
움직이는 휴식

여보
그래도 무엇인가가 보이지 않느냐
그래서 비가 오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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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지 않으면 살아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할 때 시를 쓰라(릴케)”는 말 앞에서 오래 마음이 들리던 시절, 움직이는 비애란 말은 “내 속엔 언제나 비명이 살고 있다(실비아 플라스)”라는 구절과 함께 내 정신을 내리치는 죽비였다.
움직이는 비애가 내면을 훑고 지나갈 때 나는 시詩라는 위독한 병을 철저히 앓을 수 있었다. 정신의 지문指紋 같은 이 한 구절은 내가 초극해야 할 또 다른 절망이며 시작詩作에 가해야 할 박차이다. 오늘도 시가 내게 묻는다.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고. [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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