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나태주 지음 / 푸른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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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마음

 

우리들 마음은

 

꽃송이 옆에 놓으면 피어나고

물소리 열에 놓으면 흐르고

별빛 옆에 놓으면 반짝이는 마음

부디 도둑의 마음 옆에 두지 말고

더구나 미워하는 마음 옆에는

두지 말아라

 

우리들 마음을 꽃송이 옆에 두라고

물소리 옆에서 흐르라고

별빛 옆에서 반짝이라고 하는 시인의 마음

 

좋은 날

 

골목길을 가는데

한 아이가 인사를 했다

 

내가 오래전

선생을 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조금 더 가는데

또 한 아이가 인사를 했다

 

내가 지금도

시를 쓰는 사람이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좋은 날이다.

 

시인은  좋은 날을 살고 있구나

병을 지나서, 아픔을 지나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2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잠시 멈취 발아래 본다

봄 되어 어렵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

민들레 냉이 제비꽃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잠시 멈춰 구름을 본다

어딘지 모를 먼 곳에서 와서

여전히 먼눈을 뜨고 있는

그리운 정다운 영혼의 이웃

 

아, 나는 오늘도 살아서

숨쉬는 사람이었구나!

나는 오늘도 여전히 너를

멀리서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사람이었구나!

 

시인은 살아서 반가운 꽃들을 바라보고

정다운 구름을 바라본다

바라보며 사랑하는 사람임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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