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김해자 지음 / 아비요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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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아미타불

 

산다는 건 저런 것이다

비 오면 비에 젖고 눈 오면 허옇게 얼며

천지사방 오는 바람 온몸으로 맞는 것이다

부스럼 난 살갗 부딪쳐간  자국들 버리지 않는 것이다

얻어맞으며 얼어터지며 그 흉터들 제 속에 녹여

또 한 겹의 무늬를 새기는 것이다

봄빛 따스하면 연두빛 새순 밀어올리고

뜨거운 여름날 제 속으로 깊어져 그늘이 되는 것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도 모르는 나무는

자기도 모르게 발등 내주어 의자가 되고 장작이 되는 것이다

나무, 아미타불

 

 

시인의 시는 지극한 마음이 가득하다.

자신이 만난 삶, 사람들, 삶과 사람을 만나며 우리 모두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발견에 눈뜬다.

우리는 모두 이상한 개별자들이니 그냥 받아들일 때 삶이 좀 환해질 것이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나도 이상한 아이고 오늘 생일을 맞은 친구도 이상한 아이다.

그 이상한 것을 인정할 때 어긋나는 마음과 말이 줄어들겠지

친구는 왜 만남을 피하는지. 나는 왜 만나고 싶은지.

난 아직도 그 친구를 모르고 있구나. 그 친구도 나는 모르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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