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민음의 시 274
윤종욱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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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들은 눈물로 나눗셈할 수 있어서

잠자코 있는 것이 죽은 공기를 쌓는 일이었다면

훔쳐 온 걸음걸이로 걷고 싶다

우리는 인간 이전을 향해 도움닫기 하자

우리는 들리는 것들에게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우리 사이의 공간을 괴물이라고 부르기

수리의 초능력은 우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

몇 번을 씻어도 끈적끈적한 안녕

ㅡ '철학' 부분

눈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니 말을 나누는 것이겠지
잠자코 있으면 주변 공기도 죽는 것처럼 암울해질 때 있겠지
훔쳐 온 걸음걸이는 뭘까?
누군가의 흔쾌한 걸음을 훔치고 싶은 것인지도.

그래.
그럴 때가 있지.
우는 일이 전부라고 느낄 때.
우는 일이 초능력이어서 이 세계를 잠깐이나마 벗어난다.
벗아나서 다행이 될지, 다행이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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