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기억 - 한국의 자본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이태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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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며 그 충격파는 상상을 불허한다. 우리는 예측에 필요한 강력한 도구인 역사를 통해 그 징후와 패턴을 배우지만 결국 위기를 막지는 못한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촉발한 위기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 넣으리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물며 최근의 <코로나 19>가 촉발한 위기는 어떠한가?

 

서구 자본주의 경제가 들어온 조선말 개항 이래 우리나라의 역사도 경제위기는 반복되어 왔다. 굳이 IMF위기를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 경제사에서 위기는 다양하고 많았다. 국내 유수의 경제지 기자인 저자는 <시장의 기억>이란 책을 통해 한국 경제사에서 상징적이고 기억될만한 역대 사건들을 재정리하고 집대성하여 경제위기의 패턴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주요 사건을 스토리텔링과 100여 컷의 삽화로 정리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컬러 인포그래픽 섹션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콘텐츠라는 저자와 출판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존재했던 쌀 선물시장의 흥망과 최근 20203월 기준금리 0%대 인하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관심과 기사화를 통해 회자되고 국가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준 증권, 채권, 외환시장의 주요 33가지 사건을 엄선해 되돌아 보고 있다. 특히 저자가 취재 일선에서 직접 경험했던 IMF외환위기 당시의 막후 에피소드는 씁쓸함과 다시는 반복되서는 안될 엄중한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악몽과도 같다. 금융시스템과 대기업이 한꺼번에 몰락하면서 국가 주도의 재벌위주 경제체제는 더 이상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나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동시에 세계 투기자본의 진출로 인해 고도성장기 유산을 청산해야 했고 서슬퍼런 구조조정의 부작용으로 선량한 서민들이 길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이 책은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국민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도 언급했고 강조했듯이 역사는 예측의 강력한 도구이고 그러기에 경제위기의 역사에서 미래의 경제위기의 징후도 예측하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제로금리시대에 돌입했고 블랙스완과도 같은 <코로나 19>의 위기는 우리 경제를 어떻게 위기로 몰아 넣을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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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전쟁 - 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리처드 볼드윈.베아트리스 베더 디 마우로 엮음, 매경출판 편역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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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발현된 <코로나 19>는 우리나라를 거쳐 전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 단계로 접어든지 오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인해 그야말로 전세계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 방역당국의 안간힘도 무색하게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데다 완치자가 다시 재발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바이러스의 변이가 수백종으로 확대되는 등 암울한 전망 뿐이다.

 

더 큰 걱정은 이로 인해 위축된 경제가 야기하는 위기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상호 교류를 걸어 잠근 이래 항공, 정유, 자동차, 철강, 여행산업 등 그야말로 제조업 전반이 적신호를 켠지 오래다. 한때 석유는 1베럴당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말그대로 석유 1베럴을 팔 때 매도자가 달러를 매수자에 건네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등 모든 상황이 종래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당황스럽다.

 

각국 정부는 마구잡이로 돈을 풀고 있다. 물론 이 방법이 쓰러져가는 경제를 멱살잡고 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일지 모른다. 하지만 시중에 급격하게 많아진 유동성이 코로나 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회수될 때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진 경제가 일반국민에게 미치는 충격은 상상조차 하기 싫을 정도다. 바이러스가 바꿔 놓을 우리의 미래와 경제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떤 해법이 필요할까?

 

<세계 석학들이 내다 본 코로나 경제전쟁>은 폴 크루그먼, 제이슨 퍼먼, 올리비에 블랑샤르, 아담 S. 포센 등 현대 경제학을 대표하는 26명의 경제학 그루에게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인해 변하게될 세계의 미래와 경제전망을 묻는 책이다. 199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를 예측했던 폴 크루그먼은 지속적인 적자재정을 감행하더라도 공공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 재정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위기의 근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반면 하버드대 제이슨 퍼먼 교수는 우선 코로나 19를 잡기 위해 보건분야 투자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감염테스트, 병원 시스템, 항바이러스 백신 연구 등 코로나 19를 제압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라면 자금 지원이 두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다.

 

이 책은 특히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로구에 출마, 당선되었으며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서 여당의 압승을 이끌어 낸 이낙연 의원이 자신의 SNS에서 추천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적인 석학의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처방전은 우리가 잊지 않고 늘 새겨야 할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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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이곳은 제2의 판교가 된다 - 수도권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핀셋처럼 짚어내는 프리미엄 투자 가이드북 10년 후, 이곳은
이승훈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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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경제가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요즘, 그래도 선방하는 분야는 부동산시장이다. 물론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경제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지만 시중 부동자금의 관심은 늘 부동산 시장이었음을 과거의 사례에서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십수년전 IMF위기를 딛고 한참 건설경기가 나래를 펼칠 무렵, 알고 있던 지인 중에 한분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론을 설명해주던 기억이 난다. “다른 거 다 필요 없어. 지금 당장 지도책 펼치고 강남역에 콤파스 찍고 일정 간격으로 원을 계속 그려 나가봐. 그럼 그 원 안에 들어오는 지역들이 차례로 부상하기 마련이고 아파트 가격도 고점을 유지할테니..., 강북은 제외해! 부동산 투자 목적이라면 강북은 기대하기 어려워당시 이 발언에 납득은 안갔지만 결국 강북을 중심으로 경기 남부가 상당히 호재로서 탄력을 받아 언론에서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이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점에서 그 분의 말이 맞았다는 생각을 한다.

 

<10년후, 이 곳은 제2의 판교가 된다>은 저자의 전작 <10년 후, 이곳은 제2의 강남이 된다>에서 치밀한 근거와 독창적인 분석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전달해 온 전매특허를 다시 한번 발휘하는 책이다. 전작 이후 저자의 분석능력은 더 정교해졌다는 평이다. 저자의 저서를 보면 철저한 임장활동, 즉 현장분석을 통해 단순히 감이나 관련 지식의 나열에 그치는 부동산 이론서들과 차별점을 가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반 투자자의 눈으로 교통, 상권, 주변 지역 교육여건 등 다양한 분석 툴을 이용해 발전 가능성과 투자전망을 풀어내는 점이 특징이다. 자산가들의 눈을 기준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저자의 기준은 그래서 더 설득력을 갖고 있다.

 

책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판교는 강남 이래 가장 부동산 투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그래서 저자는 강남 다음으로 판교를 꼽았었고 판교를 이을 경기도의 7군데 지역을 꼽는다. 그리고 선정한 기준으로 서울 접근성, 교통 편의성, 자족기능, 지역규모, 건축 연도 등 5가지를 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경기 북부여서 서울 접근성 측면에서 다를 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서울 접근성은 결국 강남 접근성을 뜻하는데 이를 보면 틀렸다. 그래서인지 수도권 부동산 베스트 17곳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국 내 부동산 투자 관점은 한마디로 빵점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결과를 받는다면 문제가 많다. 더 노력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많은 반성과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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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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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장 어려운 분야이면서 가장 읽고 싶은 분야가 철학이다. 인문학의 근원은 바로 철학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계속 이분야 저서들을 읽으려고 노력했던 의도는 철학만의 문법이 있기 때문이고 이를 가장 잘 이해해야만 철학에 접근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노력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보자 해서 선택한 책이 <틸리 서양철학사>이다. 동서양 철학사를 소개하는 책들을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철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철학의 명문인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로 평생 봉직한 대가이기 때문에 신뢰감을 갖게 하고 그 기대에 부합하듯이 철저하게 객관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철학사를 소개하고 비판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비판이 무조건 적인 흠집잡기가 아니다. 철학사에서 나중에 등장하는 체계들이 앞선 학파에 대해 아주 훌륭한 비판을 제공한다는 확신을 갖는데서 출발하기에 더 신뢰성을 제고하고 있다. 또한 철학가들이 당시 사회, 문화, 정치적 요소에 영향을 받았고 이를 역사적 발전에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서양의 모든 철학가들과 철학사조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그리스 자연철학에서부터 20세기 초 실증주의 및 분석철학까지 총 22장에 걸쳐 앞서 철학사조에 이어 그 다음 철학사조를 자연스럽게 연결지어 설명하며 막연히 어렵고 멀기만 했던 탈레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론 현대의 존 듀이까지 모든 철학사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비판하며 설명한다. 모든 철학은 이 한권의 책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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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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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장르소설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너무나도 잘 아는 인기 통속작가다. 그의 추리소설은 출간하자마자 예외없이 히트를 기록하는 중이며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으로 국내 독자에 알려진 이후 매니아층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그의 작품 중 <방황하는 칼날>은 성폭행 당한 딸을 잃은 주인공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갱생이라는 이름아래 가벼운 처벌만 받고 사회로 나오는 청소년 가해자들에 대해 사적 복수에 나서는 그 과정에서 쫓기는 주인공과 이를 추적하는 형사의 긴장감 있는 스토리와 병들어가는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의 울림이 단순히 흥행만을 목적으로 하는 통속소설류와 다른 존재감에 열광했던 기억도 있다.

 

이렇듯 장르에 충실하고 참신한 소재와 치밀한 플롯은 독자들을 열광시켰고 문단의 호응도 이끌어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어느새 다작의 영역에 들어선다. 개인적인 영역이지만 다작으로 인해 기시감을 갖게 만드는 동어반복적인 작품들의 출현과 소재의 식상함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한 이유가 되었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 저작의 퀄리티나 팬들의 선호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극히 내 개인적인 판단기준에서임을 밝혀두고 싶다. 그의 책은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책이라면 도서관에서조차 빌리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 보니 더더욱 그의 최근작은 접하지 않았다.

 

<살인현장은 구름 위>는 정말 얼마만에 접하는 그의 책인지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고 기대감에서나 나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서 펼친 책은 아니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소위 킬링타임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책은 독특한 소재로 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제목처럼, 책소개처럼 여객기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소재로 다룬다기 보다는 신일본항공의 스튜어디스 하야세 에이코(별칭 A)와 후지 마미코(별칭 B)가 겪는 살인사건과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옴니버스 소설이다. 7개의 다른 사건을 다룬 옴니버스 형식이다 보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분위기가 무겁거나 다양한 클리셰가 필요로 하지 않다. 오히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익숙하고 많은 작품들을 접한 독자들이라면 등장인물의 알리바이를 검증하고 추리하면서 충분히 진범을 색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허를 찌르는 작가의 아이디어나 사회문제를 반영한 소재의 참신함이 없어 아쉽다. 그나마 볼만한 에피소드는 <허깨비 승객>정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열렬한 팬이라면 이미 읽었을테지만, 이 작가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작품을 읽어 본적이 없는 독자라면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한

<방황하는 칼날>처럼 그의 초기작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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