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가 살인 사건의 재구성] 서평단 알림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라우로 마르티네스 지음, 김기협 옮김 / 푸른역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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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 약간의 의무를 담은.

제목에 명시한 대로 서평 도서이고, 그저 의무를 담아 작성한다. 독서를 완료한 시점이 7월 9일, 거의 보름 동안 책을 붙들고 있었고, 리뷰 작성은 오늘 시작했으니 차일피일 미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금에서야 이른바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일단, 여러 가지 수습할 일과 더위를 핑계 삼아 스리슬쩍 구석에 제키고 몰라라 내버려둔 스스로를 반성하며.


사실, 신청했던 당시에는 엄청 기대했던 책이었다. ‘살인사건’, ‘재구성’ 두 가지 키워드로. 역사서라는 걸 까맣게 잊고, 소설로 풀어냈을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독자에 대한 도전이랄까, 갖가지 장치를 매달고, 심어놓고, 열쇠를 숨겨놓았다고. 그런 호기심을 계기로 처음엔 그냥 댓글 달아보자 했는데, 덜컥 뽑힐 줄도 몰랐고, 기대에 부풀었다가 풀썩 주저앉게 되리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다.


책 자체로 따지면, 더없이 훌륭하다.(만약, 원서로 읽는다면.) 방대한 분량, 치밀한 준비 과정, 어마어마한 참고 도서, 주석, 그 무엇보다도 꼼꼼하고 치밀했던 작가의 집중력과 노력에 마구 점수를 주게 되었다. 다만, 미적지근한 독서(질질 끄는 쪽이 아니라, 홀딱 빠져 다른 과제를 잊을 정도로 파고들지를 않았다는 것. 재차 읽으면 그나마 헐렁헐렁한 독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그 후에 덧붙임 리뷰를 작성할 계획. 우선은 약속 기한을 지키기 위한 발악;)를 했던지라 밑바탕에 깔아두고 끌어올 메모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 특히, 재산에 관해 언급할 때, 지루해서 읽기가 더뎠다. 개인적으로 예술 관련에 솔깃했다.  -


편집이 허술했던지, 곳곳 발견되는 오*탈자와 어쩐지 대충 해치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업의 영상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엉성함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정을 제대로 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말하자면, 성의가 없다고 할까. (감사하게도, 틀린 부분들을 먼저 리뷰 올리신 분이 지적하여 남겨주셔서 나는 생략<-멋대로;)
예전에는, 일일이 틀린 것 수정 끼적임을 가했는데, 이번 독서는 생략해서 어쩔 수 없었음. (또 반성;)


반복하는 얘기인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좋았다. ‘테러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당시의 상황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진 기록만 무수했음에, ‘합리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일념 하에 몰입했다는 게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싶을 만큼 대단하다. 책을 읽는 내내 오직 이 한 가지만 머릿속에 담아놓고 어떻게든 정독을 시도했는데, 시원섭섭하다……. 그리고 하나 더. 되풀이되는 역사라는 게 착잡할 뿐이다. 그 ‘장본인’들이 잘못한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아니, 엄연히 판가름이 나서 확실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오히려 덮으려는 꼬락서니를 보이고, 큰 소리를 치고, 더한 폭력을 일삼는 것에 분노의 기운이 모인다. 그 에너지가 활활 타오른 뒤에도 홧홧함은 제거되지 않았고, 못내 답답하고 씁쓸하기만 하다.


어쨌든, 기회가 닿은 것에는 깊이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고 돋보였던 부분.
1. 231~249: 시신훼손&식인풍속 사례를 들어 세세하게 설명.
2. 237: 죽음의 골고다 행진.
3. 202~203: 탈출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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