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빛나는 순간 푸른도서관 6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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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는 일 년 전 캐나다 유학을 하고 돌아온 학생이다. 너무 자신에게 큰 기대를 하는 아버지와 그로인해 일어나는 갈등들은 언제나 지오를 힘들게 한다. 거기에다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아버지와 이혼을 한 뒤 재혼을 한 어머니. 그런 어머니 밑에서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여동생. 지오에게 가족이란 감당하기 참 힘든 존재이다.

반면, 석주는 언제나 자신을 신뢰하고 사랑해주는 부모님, 형 아래에서 자랐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겠다는 일념아래에, 형과 아버지와 같은 대학에 가겠다는 마음 하나로 지방기숙사형고등학교로 들어온다. 

참 다른 가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둘은 같은 기숙사 방에서 만난다. 친해지는 것도 아니고 데면데면한 상태로 지내는 둘은 어느 날 일탈을 경험하게 된다. 석주에게 가장 큰 일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전거여행을 둘은 공유하고 자전거여행에서 은설이라는 여학생 집에 머물게 된다. 하루의 만남이었지만 석주에게 은설은 마치 열병처럼 찾아와 첫사랑이 이런 것이 구나라고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후 은설을 만났을 때 은설은 지오에게 관심이 가있었으며, 지오는 이미 자퇴를 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가고, 스물세 살이 된 지오에게 석주에게서의 메일이 찾아온다. 한창 실연의 상처로 힘들던 지오는 호기심에 약속장소로 석주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지오는 석주에게서 여태까지 일어났던 일에 대해 듣는다. 곱게 자랄 것만 같던 석주가 명문대를 포기하고 은설과 아이를 낳고 살고 있다는 사실에 지오는 놀래고, 석주는 자신의 결정에 놀랍다하며 하지만 행복하다는 말을 한다. 

사람은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겪고, 그 결정의 순간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나간다. 우리는 결정할 당시 이게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나의 결정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고, 수많은 결정이 모여 우리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나쁜 결정이라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정이 될 수도 있다. 어찌하든 결정은 우리 인생의 부속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결정을 실천하며, 무게가 버겁고 스스로의 존재가 먼지처럼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면, 깨지고 굴곡진 길을 가면서 찬란하게 빛나는 얼음의 존재를 그리고 지오와 석주를 떠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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