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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와 스파이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26
레베카 스테드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에서 스파이 가이드북이라는 책이 있다.
책 제목 처럼 어떻게 하면 스파이가 되는지 알려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른들이 보면 제목도 웃기고 내용도 허무맹랑하다 싶지만 아이는 그 책을 보물단지 모시듯 하는 것을 보면 그 속에는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스파이의 세계가 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스파이가 들어가는 제목과 [어느 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의 작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미란다 이야기도 참 재미있게 읽었었고, 마지막 반전이 기가막혔던 것으로 기억된다.
요즘 책 읽기에 꾀를 부르는 아이에게 보여주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스파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 조지가 세이퍼와 스파이 게임을 하면서 힘든 학교 생활과 갑자기 변한 자신의 생활을 조금씩 이겨 내 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 작품이다.
조지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처음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거부하였던 아이가 마지막에는 그것을 받아 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났기 때문일 것이다.
조르주 쇠라를 좋아하는 부모님 덕분에 조지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이가 자신의 이름이 예쁜 여자아이를 부를때 사용하는 단어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아빠의 실직으로 비상계단이 멋들어지게 놓여진 방을 두고 좁은 아파트에 이사를 온 첫 날 스파이 클럽 모임 - 오늘 이라는 포스트잇에 아빠는 몇시에? 라는 글을 남기게 되고 다시 답글이 달리면서 조지는 스파이 클럽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조지는 스파이 클럽에서 캔디와 세이퍼를 만나게 되고, 세이퍼에게서 조지가 사는 위층에 의심스러운 남자 미스터 엑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세이퍼는 조지를 훈련시킨다며 미스터 엑스의 집에 껌종이를 꽂아두고 지켜보게 하고, 조지의 베개밑에 쪽지를 남겨두기도 한다.
세이퍼는 미스터 엑스가 항상 검은 옷에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 집을 다니러 오는 사람은 있지만 나가는 모습은 한 번 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 날 세이퍼가 미스터 엑스의 집에 무단 침입을 하게 되고, 조지를 망을 보게 되는데, 세이퍼가 위험에 빠진 줄 알고 조지는 세이퍼를 구하러 가게 된다.
조지는 진짜인줄 알았던 것이 세이퍼의 거짓말 혹은 게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파이 게임과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아빠에게 이야기 하게 되는데, 아빠는 학교에 이야기 하겠다고 했지만 조지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울음을 토해내고서야 조지는 엄마를 만나러 갈 용기를 내게 된다.
스파이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것은 분명 한 아이가 성장해가는 과정속의 아픔을 스스로 이겨내가는 대견한 이야기가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