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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름, 천국의 문을 두드리다 ㅣ 풀빛 청소년 문학 9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서선례 옮김 / 풀빛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인도에 관련된 이야기는 소설보다는 여행기로 많이 만나본 것 같은데,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인도사람들의 현실이 담겨있다고 느껴진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관찰자의 입장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냥 보고 느낀 이야기라면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과 가족들의 인간적 성숙을 이루어내고 주변 사람들까지 변화하게 하는 이 소설이 더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스페인 출신의 의대생 실비아가 여름방학을 맞아 인도에 국제구호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나게 되면서 가족과 연인과의 갈등, 인도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성장소설이다.
실비아가 인도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고 하자 부모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고, 남자친구는 그녀를 미스NGO라고 빈정댔다.
그렇지만 실비아는 떠나왔고 그 동안 자신이 보아왔던 환경과 너무나 다른 환경속에 처해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실비아가 국제구호원으로 일하게 된 병원은 스페인 재단이었고 그 곳에서 만나게 된 어머니 같은 로카 박사와 지네르 박사 그리고 봉사활동을 온 레오가 있었다.
그리고 실비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비히와 나라얀, 부인과 자식을 잃고 궁전같은 집에 홀로 사는 매력적인 남자 마헨드라가 등장한다.
실비아는 낯선 환경에 힘들어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환경속에 처한 사람들은 보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실비아가 처음으로 애착을 가지고 지켜봤던 사히라가 있었다. 사히라는 점점 병이 악화되었지만 실비아는 사히라를 매일 찾아 아이를 돌봤지만 사히라는 떠나가버렸고, 실비아는 절망하게 된다. 화장할때 쓸 장작값도 없는 사히라를 위해 실비아가 제일 좋은 장작값을 내주었다
처음에는 인도 의료봉사가 부잣집 여자아이의 객기쯤으로 여겨져서 실비아를 곱게 보지 않았던 레오도 점점 마음의 빗장으로 열고 그녀와 친구가 되어갔다.
그리고 또다른 사히라 라크시미가 있었다. 실비아는 라크시미를 통해 사히라를 느끼게 되었고, 이번에도 아이가 떠나게 될까봐 걱정을 한다.
라크시미는 부모도 없이 공장에서 일을하다 병이 나자 버려진 아이였다. 삶의 의욕을 잃은 라크시미지만 실비아를 보면서 삶을 끈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여자는 열다섯이 되기도 전에 대부분 지참금을 가지고 결혼을 한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해서 시어머니에게 매를 맞으며 집안일을 배우고 어떤 사람은 가혹한 학대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하는것이 인도의 현실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비히는 나이는 찼지만 장애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했고, 결혼하는 동생 나라얀을 부러워했다.
실비아는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나 실력이 평가되지 생각했고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외모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로카 박사는 사람들이 실비아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모습이 아니고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된다.
실비아의 의료봉사활동이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의 주변 인물들까지 변화하는 계기를 만든다.
이처럼 나의 작은 선의가 점점 더 퍼져 내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성장소설로서도 그 임무를 완벽히 해 주고 있고, 인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도 그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 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