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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터치라는 영화가 개봉됐다는 소식을 들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상영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 보다는 영화로 보는편이 훨씬 마음에 와닿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영화 혹은 비주류의 영화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배급사와 극장에서 상영되는 일은 너무나 힘이 드는 것 같다.
영화를 소설로 옮긴 작품을 많이는 읽지 않았지만 원작이 영화인 작품은 영화로 보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작품이 나타내고자 하는 많은 것들이 영상을 통해 알려주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영화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꽤 긴 분량의 작가의 말을 책에 담고 있다.
작가는 책 속에서 우리가 터치를 읽으면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영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들에 대한 설명과 우리나라 영화산업에 대한 안타까움을 적고 있다.
물론 영화가 재미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고 그렇게 해야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지만, 현실을 적시하고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술 영화의 설 자리도 분명히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예술영화극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고 많은 대기업의 극장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하다.
정부나 영화예술계에서 좀 더 작은영화나 독립영화에 대한 제작과 상영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터치는 표지에서도 영화의 두 주인공이 장식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 주인공의 얼굴이다.
책은 독자에게 그다지 친절하게 이야기를 전해주지는 않는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장례식장이 나오고, 그리고 이어진 주인공들의 생활이 나온다.
주인공 수원이 요양원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다.
수원이 무연고자만 갈 수 있는 곳을 서류를 위조해서 그곳에 모시고 오는 것을 아는 원장신부는 다시는 수원에게 그런짓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지만 수원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은 제대로 벌이를 하지 못하고 자신이 돈을 벌지 않으면 아이 유치원도 못 보낼 지경인 것이다.
병원에서 간병일을 하면서 환자를 빼돌려 그 환자의 통장의 돈을 챙기고 보호자에게서도 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예비 선발전을 치루고 있는 동식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지막 한 발만 들어가면 기대를 해 볼 만한데 손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격발한 시간을 놓쳐버리고 만다.
동식은 알콜중독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치료를 잘 받고 있고 술을 절대 입에 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코치로 있는 학교에서 재임용 되지 않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사장의 권유를 이기지 못해 술을 입에 대고 만다,
그리고 음주운전을 하게 되고 사람을 치고 뺑소니를 치게 되는데, 다친 사람은 바로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교의 사격 선수 채빈이었다.
수원과 동식의 삶은 무겁다. 그리고 하면 안되는 행동까지 하게 된다.
이들이 왜 이렇게까지 되어야 했을까? 그들이 그렇게 살아야 할 이유에 대한 것은 책 속에는 나와있지 않다.
개인마다 수 많은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다. 왜 저렇게 밖에 살지 못했을까하는 물음은 의미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 속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함과 잘못을 시인하고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책으로만 읽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영화를 통해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