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단막극으로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인물들의 케릭터와 개성이 작품에서 잘 표현되어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느껴졌다.

기면병을 가진 주인공 용하, 게스트하우스, 망할 고라고 불리는 여인숙의 장기투숙객, 누나화장을 하는 드러머소녀 나은새, 어머니의 유산을 찾으러 온 알콜리즘 피터 최,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장 이혼을 한 엄마,아빠

이 책을 읽다보면 살아있는 케릭터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저절로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비-트라는 비밀노트의 줄임말인 일기를 쓰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망할 고라는 게스트하우스의 장기투숙객이 알려준 비법이다.

자신이 기면병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망할 고가 치료법으로 매일 일기를 쓰라고 한 것이었다.

주인공은 반신반의했지만 어쨌든 일기를 써 나가게 된다.

한 줄, 두 줄 밖에 없던 문장이 점점 이야기가 되어 나가면서 비-트가 채워진다.

기면병을 가진 고등학생의 학교생활이 평탄할리가 없다.  용하의 기면병을 알게 된 아이들이 용하를 괴롭히고 용하는 아이들에게 "난 쓰러질 때마다 랄라랜드로 거거든"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용하가 듣고 있는 비탈리의 샤콘느는 랄라랜드로 가기 위한 출입증이라고 하고 아이들은 그런 용하를 또라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소냐 나은새.

은새는 고등학생 신분을 속이고 유학간 언니의 학생증으로 대학생 행세를 하며 대학생 밴드의 드러머로 들어갔다.

오직 공부만을 강요하는 부모에게 질린 은새는 언니처럼 공부해서 집을 떠나고 싶지만 쉽게 되질 않고 은새는 음악에 빠져들었고 가출까지 하게 되는데, 그곳에 용하네 게스트하우스였다.

그리고 용하네집에 찾아 온 또 다른 손님 피터 최, 이모할머니가 엄마에게 남겨주신 여인숙을 게스트하우스로 개조를 했는데, 그 이모할머니의 아들이 자기 어머니의 재산을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기면병이었는데, 그것은 다시 소리와 음악이라는 곳에서 멈춘다.

용하가 쓰는 비밀일기장 비트는 음악의 비트와 같고, 용하는 소음에서는 맥을 못 추지만 은새의 멋지고 강렬한 드럼 비트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작은 여인숙을 가지고 일어나는 소동에서 집이 가족에게 어떤것인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집이 사람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피터 최와 한 집에 살면서 그들은 한 가족이 되어간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는 청소년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고 가족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가족들이 소통해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서로간의 이해와 용서, 화해를 담고 있다.

용하와 은새는 그들만들의 밴드를 만들기 위해 공고를 낸다.

밴드의 이름은 랄라랜드~자격에는 아무 조건 없는 그런 밴드.

록 스피릿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밴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