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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의 꿈 ㅣ 푸른숲 역사 동화 5
배유안 지음, 허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8월
평점 :
초정리 편지로 알려진 저자 배유안의 서라벌의 꿈은 책을 읽자 마자 아름다운 글 솜씨에 쑥 빨려드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보듯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이야기에 넋을 놓고 보게 되었다.
서라벌의 꿈은 삼국통일을 이룬 왕 김춘추와 그의 딸 고타소,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은 부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김춘추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나 역사책을 통해 자주 만나보았었다.
이 책은 김춘추가 삼국통일 이룩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 백성인 부소라는 아이를 통해 삼국통일과 전쟁에 대해 들여다 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춘추공의 딸 고타소와 부소의 이야기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책의 뒤편을 보게 되면 삼국통일의 발자취와 부소가 살았던 그때, 세상엔 무슨일이 라는 것이 나온다.
642년 백제가 대야성을 함락하는 것을 시작으로 676년 신라가 당나라를 몰아내고 삼국을 통일하기 까지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고 있다.
평생을 전쟁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백성들의 삶이 어떠했을까?
이 책을 읽어 보면 김춘추가 삼국을 통일할 무렵을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삼국통일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부소라는 역사외의 인물을 등장시켜 그때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우리나라 역사 인물 중에서 어쩌면 드라마틱한 인물 중에 한 명인 김춘추와 삼국통일을 앞 둔 혼란의 시기에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해야 하는 김춘추와 왕족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백성 부소가 주인공이 되어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김춘추의 딸 고타소와 부소의 애틋한 이야기와 부소가 전쟁에 나가 도망자가 되어야만 했던 이야기, 고타소의 비극적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안타까운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춘추공이 부소에게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한 그 말 안되는 말이 자꾸 머리에서 맴돈다.
그리고 춘추공은 고타소의 죽음으로 통일의 의지를 더욱 세웠을 것이다.
고타소의 죽음을 슬퍼하는 부소가 내 앞에 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의 보다는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실 어머니 때문에 살아야 했던 부소의 이야기에 우리 백성들이 긴 전쟁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후로도 많은 전쟁을 겪어내며 살아 온 또 다른 많은 부소와 그들의 어머니 얼굴이 겹쳐져 오기도 한다.
역사에 이름 한 자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 무수한 우리 백성들이 만들어낸 진짜 역사의 한 편이 여기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