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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폭력 간수로 유명했던 스기야마 도잔이 처참하게 죽은 모습으로 발견된다.
그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 내라는 명령을 받은 학군 출신의 와타나베 유이치.
유이치가 스기야마 도잔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최치수와 스기야마 도잔과의 관계, 그리고 히라누마 도주라는 청년
유이치는 최치수의 무리들을 관찰하던 도중 그들이 수시로 독방을 들락거렸다는 것과 바지의 무릎 부분이 유난히 튀어 나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다는 증거인데, 그건 최치수도 마찬가지였다.
독방을 점검하던 유이치는 독방의 변기대 아래 부분에 동굴이 만들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최치수는 모진 고문을 당했고, 유이치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 스기야마 도잔을 잔혹한 인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피아노를 치는 간호사 미도리는 그는 섬세한 사람이며, 음악을 알고, 시를 이해하고 삶을 사랑했다고 말한다.
최치수에게 그를 죽이게 된 이야기를 들은 유이치는 히라누마 도주를 찾아 간다.
스기야마 도잔의 주머니에서 나온 시와 히라누마 도주의 관계는 무엇일까?
스기야마 도잔은 형무소를 오가는 서신의 검열을 담당했다.
처음에 글을 모르던 그였기에 소장은 오히려 그가 그 일의 적합하다고 생각했었다.
스기야마 도잔과 히라누마 도주는 검열관과 편지의 대필자로 만나게 된다.
히라누마 도주는 죄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검열에 걸리지는 않지만 내용은 전달될 수 있게 엽서를 쓰게 되고, 검열을 무사통과 한다.
검열을 하면서 엽서속에 등장하는 책의 내용이나 시를 읽게 된 스기야마 도잔은 그 전의 그가 아니었다.
문장과 글이 이미 그 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었다.
히라누마 도주가 쓴 시를 읽으면서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히라누마 도주는 윤동주였다.
그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창씨개명을 해야 했었고, 일본에서 조선어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2년형을 받고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이었다.
스기야마 도잔이 글과 문장에 빠져든 것처럼 나도 이 책속에 빠져들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감옥에 갇혀있는 창백한 그의 모습이 떠올랐고, 스기야마 도잔이라는 인물이 더욱 미스터리하게 느껴졌다.
스기야마 도잔은 죽었고, 최치수가 그를 죽였다고 한다.
윤동주는 아직 살아있지만,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2권에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