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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쌈에 취하고 마줄리에 빠지다 - 문명을 탐내지 않는 이들의 낙원
김영자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인도하면 흔히 떠오르는것이 있다.
힌두교도의 성지라고 하는 갠지즈강, 시체가 떠다니고 그 물에서 목욕을 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릭샤가 달리는 풍경일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내게 준 돈으로 행복하다면 그 만큼만 달라고 하는 흥정의 귀재라고 생각되는 인도인들...
내가 읽은 몇 가지 안되는 인도 여행서적에서 읽은 것은 주로 그런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르다.
아쌈과 마줄리라는 지명 부터 낯설고 그곳에는 릭샤도 없단다.
마줄리섬은 브라마푸트라강의 한가운데 솟아 있는 강속에 있는 섬이라고 한다.
강이 얼마나 크길래 그 속에 있는 섬이 또 얼마나 크길래 사람들이 살아갈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아쌈은 지명이기도 하지만 홍차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아침 식사 대신에 짜이라는 차와 간단한 과자를 먹는다고 한다.
책 제목은 인도 아쌈에 취하고 마줄리에 빠지다인데, 책을 읽다보니 저자는 아뽕에 빠진 것 같았다.
아뽕은 쌀막걸리라고 한다. 인도는 술 금지 국가인데 마줄리섬에서도 미싱족만 아뽕을 마신다고 한다.
이 아뽕을 어찌나 좋아하던지 수도사에게도 아뽕을 구해달라고 할 정도이니 얼마나 맛이 좋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한비야가 여행을 할때 여자라서 좋은점이 많다고 했던것이 기억에 난다.
중동지방을 여행할때 외관남자를 경계하던 그 사람들이 자신이 여자였기 때문에 이집 저집 마구 들어가 볼 수 있었고, 아이들과 친해지고 가족과 친해졌다고 했던말이 생각났다.
작가도 여자이고 게다가 젊지 않고 푸근한 아주머니였기 때문에 꽃미남 수도사와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고, 동네를 제 집 삼아 다녔던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명소를 찾아 볼 수 도 있을 것이고, 편안히 휴식을 취하는 여행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처럼 겉으로만 보는 여행이 아니라 그속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여행도 있다.
아마 여행의 고수나 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일 것이다.
강위에 대나무로 집을 짓고 대나무 다리를 온 동네 사람들의 돈을 모아 만들며 사는 곳, 그 푸른 풍경이 어린 시절 시골 마을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여행을 거의 못하고 살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사뜨라의 멋진 꽃미남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고, 아뽕 한 잔에 행복해하는 한국 아줌마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시장 같지 않은 시장의 심드렁한 장사꾼처럼 수다스럽지 않고 조용한 멋이 있는 그곳이 아쌈, 마줄리 섬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