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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가는 기차 ㅣ 파랑새 사과문고 72
한혜영 지음, 정진희 그림 / 파랑새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다양한 인종들의 집합소이면서 희망의 상징이기도한 뉴욕,그곳의 32번가는 코리아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뉴욕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한국말로 된 간판이 즐비하고 한국말만 해도 대화가 되는 그런 곳이 있단다.
하늘이와 태양이는 그곳을 가보고 싶어한다.
미국에 이민 온지 6개월, 부모님은 세탁소를 꾸려가시고 아이들은 동양인이라는 인종차별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태양이는 그런 차별 때문에 아이와 싸우다 상담선생님께 가야했고 엄마는 영어를 잘 못해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이야기만 되풀이 했었다.
태양이는 혼날때는 선생님 눈을 똑바로 봐야하고 선생님이라는 말대신 미스터나 미시즈 같은 단어에 선생님 성을 붙여서 이야기 하는게 힘들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선생님께 혼나는 아이가 선생님을 똑바로 쳐다보는건 선생님께 불만이 있거나 대드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미국문화에 익숙해지는것은 말을 배우는 것 만큼 힘들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 이민간지 얼마되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을 대하는 방법에 낯설어 하고, 다른 아이에게 동양인이라고 어이없는 대접을 받는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님은 말이 서툴러 세탁물이 잘 못됐다며 손해배상을 하라는 손님에게 어찌할 바를 모른다.
동네 꼬마 녀석들이 가게의 유리창을 깨도 이미지가 나빠 질까봐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한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다른 곳에서 뿌리를 내리며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한국인이지만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말을 모른다.
드라마 한 편을 다 보면서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거의 없으니 그 아이들의 모습은 동양인이지만 머리속은 완전한 미국사람일 것이다.
그 아이들도 자라면서 태양이와 하늘이처럼 동양인이라고 차별을 받는다면 어떤 상처를 입게 될까 하는 걱정이다.
책 속에서 하늘이와 태양이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적응해 나간다. 태양이는 좋아하는 야구 경기를 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프랭크와 경쟁을 벌이다 한팀으로 멋진 승리를 하게 되고, 하늘이는 가게에 들어온 강도를 잡고 신문에 나면서 가게에 손님도 많아지고 자신을 괴롭히던 아이들과도 사이가 좋아지게 된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하버드대학을 3년만에 최우등으로 졸업한 한국 유학생이야기를 보았다.
어린 나이에 혼자 유학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을 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디에서나 무슨일을 하거나 만만한 일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하늘이와 태양이는 그 세계를 좀 더 일찍 만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용기있게 잘 헤쳐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가 동화여서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의 삶도 행복한 마무리를 짓게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것을 우리는 동화로 미리 만나 보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