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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평점 :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나는 시골의 그리움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 마음이 나이가 들면서 더욱 커져서 아이들 다 키우고 나면 꼭 고향에 가서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한다.
박범신의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논산일기 2011 겨울도 작가 박범신이 고향인 논산에 내려가서 사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일기처럼 남기다 그것이 책으로 만들어 졌다.
페이스북에 일기쓰기...박범신 작가보다 훨씬 젊지만 SNS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냥 남들이 하니 가입만 하고 있는 나보다 훨씬 시대를
앞서 사는 것 같다.
논산에 있으면 서울집이 생각나고 서울에 있으면 논산이 떠오른다고 말하던 작가는 논산에 내려가고 몇달 후 집의 리모델링이 끝나고서야 몸과
마음이 함께 논산에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박범신의 소설 은교를 읽었었다. 예전에 읽었던 박범신의 소설도 재미있었지만 은교는 반전이 있는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TV에서 우연히 박범신 작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었다.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의미있게 읽었던 생떽쥐베리의 인간의대지라는 작품을 이야기 한 것이 생각이 나서 도서관에 빌리러 갔더니 책이 나온지
너무 오래되서 읽을 수 없을 만큼 낡아있었다.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에서도 박범신의 인간의 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딸만 내리낳은 어머니가 소리도 없이 자신의 낳고
아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가마솥의 솥뚜껑 소리를 나게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의 페이스북 일기는 짧다. 그리고 그의 논산에서 생활 역시 단조롭다.
일기는 짧게 끝나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는 화두가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쓴 사람이 유명작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유명인이 쓴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자기자랑은 별로 없다. 그냥 직장에서 물러난 보통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 지인들과 편안한 삶을 나누고
소소한 일들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이야기 하는 것 뿐이다.
찐한 감동도 없다. 그래서 심심하다. 하지만 그 심심함이 좋다.
책을 읽고 심장이 버둥거리는 감동이 있는 책도 좋지만, 읽고 난 후 차분히 한 번 더 책장을 넘겨보게 되는 책도 좋다.
몇달 동안을 몸으로 옆으로 누이고 숨을 헐떡이는 금붕어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죽지 않기 위해 펄떡대는 금붕어의 지느러미를 보고 작가는 놀랍고 눈물겹다고 이야기 한다.
연약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존재가 주는 경외심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