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 빈처 올 에이지 클래식
현진건 지음 / 보물창고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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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도 나와 있는 현진건의 단편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를 어린 시절 처음 접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너무나 차가워 외로움 따위 느끼지 않을 것 같은 B사감이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학생들에게 뺏은 러브레터로 사랑을 자기 혼자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은 충격을 주고도 남을 이야기 이였다. 그리고 현진건의 사실적인 묘사와 조금은 자극적인 소재가 합쳐져 아직도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수록되어있는데, 운수 좋은 날 비극적 결말이 어린 시절 읽을 때 참 슬펐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때는 기억하며 운수 좋은 날을 읽으니 그 슬픔이 조금 더 현실적이게 이해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때는 그저 불쌍히 사람이 죽어서 슬펐던 것 같은데 지금 책을 읽어보니 사람의 죽음만이 아닌 죽은 아내의 임종을 지켜주지 못한 모습 그리고 운수좋은날이라고 여겼던 날이 인생에서 슬픈 날이 되는 게 참 마음이 그러하였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하나의 제목을 차지하고 있는 빈처는 주인공 나는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이다. 특별한 직업 없이 글을 쓰는 경제적으로는 무능한 무명작가다. 하지만 부잣집에서 태어나 고생 하지 않고 살던 아내는 주인공을 대신하여 어려운 살림살이를 책임지며, 끝없이 나를 믿어 주고 내조해 준다. 이 때 부인은 약간의 짜증이나 싫증을 내긴 하였으나 이내 남편을 믿고 남편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참 예쁘었다.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들 속에서의 주인공을 향하는 눈빛을 따사롭지 않고, 계속 예술가로 남을지 아님 일자리를 잡아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덜지를 고민한다.

 

 

20세기, 어느새 옛날로 느껴지는 시대의 나온 책이 담고 있는 가난의 슬픔, 그리고 죽음의 슬픔. 등의 순도 높은 어둠이 있는 사실주의 현진건의 소설들. 가림 없는 이야기와 또 쭉쭉 뻗어나가는 이야기의 구성이 내용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었다. 작가가 활동했던 1920년대 당시의 시대상황과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해주는, 일제강점기 아래 있던 많은 교육을 받았더라도 친일이라는 이름을 갖지 않았다면 무능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것으로 일제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있던 그의 문학 속엔 그 당시 독립운동을 하였던 현진건의 그의 목소리가 꼭 들리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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