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로 읽는 명시 100편
박영만 지음 / 프리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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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특정 작품의 소재나 작가의 문체를 흉내 내어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수법 또는 그런 작품

패러디의 사전적 의미이다.  이 의미에 딱 맞는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보았다.

패러디로 읽는 명시 100편

명시 100편을 때로는 웃음으로 혹은 의미심장한 촌철살인의 구절로 또 하나의 작품세계를 만든 패러디로 읽는 명시 100편

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줬더니 재미있다고 난리다.  재미도 있지만 뜻있는 내용도 많이 들어 있다.

 

제일 처음에 나오는 류시화 시인의 고구마에게 바치는 노래를 새우깡에게 바치는 노래로 바꿔 지었고,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나는 오늘 또 김밥이 그립다와 일억원이 있어도 천만 원이 더 갖고 싶다로 패러디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중에 아름다운 시를 가지고 무슨 장난질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패러디로 예술의 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패러디는 사회의 각종 부조리를 패러디로 승화시켜 많은 사람들의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시는 유머스러운 내용이 많은 편이지만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구절도 들어있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를 휘발유 값으로 패러디한 시가 있다.

내려가는 기름값은 아름다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금과

머지않아 누군가 사고 칠 공적 자금을 위하여

휘발유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

리터당 5천원이 되면 차는 중고차 시장에 내놓고 버스를 타고 다니시겠단다.

휘발유 가격의 대부분이 세금이라는 사실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기름값이 날 마다 오르는 이유가 사고칠 누군가의 공적 자금 준비를 위한 것이라니, 어쩜 이렇게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지....

 

낙화는 시 자체로도 많은 의미가 담긴 것 같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뒷모습이 깔끔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

그들이 누가 되었던 이 시를 잘 읽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흠의 노래 삼긴 사람을 핵무기를 가진 미국으로 패러디 했다.

짧아서 여기에 옮겨 본다.

 

핵무기 가진 미국

우산도 가졌을 샤

 

본인 우산 갖지 말고

자기네 우산 쓰란다

 

진실로 본인 우산 갖을 것이면

양산을 찔리리라.

 

패러디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시라는 생각이 든다.

패러디로 읽는 명시 100편을 처음 읽을 때는 이런 것도 책으로 만들 수 있구나. 참 특이하네 라는 생각으로 봤었고,

읽으면서 패러디가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고, 오랜 만에 명시를 다시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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