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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허난설헌은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남편의 아내의 된 것, 이 것이 한이었다고 말한다.
허초희로 15년을 살며 시를 짓고 문장을 겨루던 그녀가 안동김씨의 며느리가 되어 시도 잃어버리고 시어머니의 질투아닌 질투를 받고 남편의 시샘아닌 시샘을 받으며 시집살이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삶은 일그러져간다.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 백옥같은 피부를 지녔고, 그 시대 여인들은 하지 못하였던 시를 짓고 천재성까지 인정 받았던 초희였지만, 시어머니는 자신과 대비되는 그 아름다움이 싫었었고, 남편은 매번 과거에서 낙방하는 자신보다 문장이 앞서는 그녀와 그녀의 친정식구들이 싫었었다.
초희의 불행을 미리 예고라도 하듯이 함 받는 날부터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혼례를 치루는 날도 비가 그치질 않았다.
누군가 훔쳐내어 갈기갈기 찢어버린 녹의홍상처럼 앞으로 초희의 삶도 그렇게 되리란 건 알았을까.
허난설헌이 자유로운 가풍에서 오라버니와 동생과 함께 시를 짓고, 글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삶은 편안했을까.
그녀는 시를 모르고 살았을까. 그랬더라면 시어머니와 남편의 사랑을 받고 살았을까.
그녀가 아프게 살다 간 것이 조선에서 태어난 여인이 배우면 안되는 글을 배웠고, 남자들 보다 더 뛰어난 재주를 가졌다는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 때문에 아름다운 시가 탄생되었는지도 모른다.
남존여비라는 지금은 말도 안되는 생각이 사람들의 뇌리에 뿌리박혀 있던 시절이었으니, 그미의 시어머니의 눈에 난설헌이 곱게 보였을리 만무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허난설헌의 삶을 직접 들여다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시를 연결시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떤 문장도 시의 느낌이 나지 않을 문장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처연하게 적혀있다.
두 아이를 먼저 보내고 삶의 끈을 놓고야 마는 그녀를 보면서 허난설헌을 그렇게 만든 것은 시어머니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었다.
그들과 갈등과 불화를 일으키게 만들었던 그 재능을 가지게 해서 400년이나 시대를 앞서 태어나게 했던 시대의 잘못인 것이다.
조선이라는 유교사회에 허난설헌이라는 천재여류시인을 태어나게 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아름다운 초희의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온 천재시인 허난설헌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