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어딘가 두 평 마음의 집이 있다 - 주말캠핑 3년, 소심한 가족의 푸른 이력서
김종보 지음 / 황금시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캠핑이나 야영은 잠자리가 불편해서 별로 좋아하지만 그 추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지리산 정상 아래에서 한 여름에 텐트 속에서 얼어 죽을 것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여름날씨라고 산을 얕보았다가 큰 코 다친 격이다.
그 날 밤 얇은 여름옷에 겉옷 하나를 겨우 걸치고 밤새 떨고 아침에 일어난 지리산은 너무나 선명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3대는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운해를 본 것이다.
발아래 펼쳐진 구름이 바람에 흩날리는며 지리산의 고목과 어울어져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 했었다.
또 하나의 기억은 작년 여름 가족들과 캠핑을 나섰다.
집에서 멀지 않은 캠핑장이었는데, 캠핑이란걸 자주 가지 않다보니 장비도 없었고, 그냥 집에서 쓰던 물건들 챙겨서 간거나 마찬가지 였다.
역시 잠자리는 불편했지만 텐트에 네식구가 나란히 누워서 지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었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어릴때 자라 온 이야기들을 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그 곳에는 TV도 없고 전기도 없으니 그냥 가족들끼리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는게 전부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그것이 정말 좋았다고 한다.

[숲 어딘가 두 평 마음의 집이 있다]는 작가가 처음 캠프를 떠날 때 부터의 과정이 재미있게 적혀있다.
어디어디 캠핑장이 좋더라, 야영장이 놀기가 좋다더라 이런 이야기가 아니고 캠프장비를 장만하던 현실적인 이야기 부터
캠프장에서 자연과 함께 했던 시간들과 그 속에서 느꼈던 느낌들을 사진과 함께 재미있게 풀어 놓고 있다.
캠프를 가면 다음주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매주 캠프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3년간 캠프를 다니면서 자연이 그들을 받아주기도 하고, 때로는 막기도 하는 수 많은 일들이 이 책속에 들어 있다.
캠프가 멋진 이유는 항상 나타나는 의외성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갑자기 날이 흐려져서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하고, 우박이 쏟아지기도 한다.
빗소리로 착각할 만큼 쏟아져내리는 바늘잎을 만나고 황홀경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우리들을 숲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것이리라.
여름 이외에는 캠프를 떠날 꿈도 못꾸지만 자연속에서 흠뻑 빠지고 싶을 때 나도 숲 어딘가 작은 집을 지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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