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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이라는 ’초초난난’은 제목 만큼이나 속삭이듯 이어지는 작품이다.
요코야마 시오리는 옛 도쿄의 서민 동네 풍경과 정취가 남아 있는 야나카 지역에서 엔티크 기모노 가게를 4년째 운영중인 여자이다.
그 가게에 다도회에 입을 기모노를 찾는다는 남자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를 처음 본 순간 아버지의 목소리를 똑 닮았지만 겉모습은 전혀 달라서 신기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시오리에게는 한때의 외도로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은 어머니 때문에 이혼한 부모와 동생 하나코, 그리고 의붓동생 라쿠코가 있다.
아버지는 시골에서 한번 이혼경험이 있는 다른 여자와 재혼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엔티크 기모노 가게 [히메마쓰]는 새 제품 보다는 오래된 기모노를 매입해서 수선하거나 다시 염색해서 판매를 하는 곳이다.
일본에서 기모노가 상징하는 의미는 우리나라의 한복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기모노의 가격이 비싼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가격이 제품도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책이 시작되는 정월 부터 1년 동안 계절의 변화와 정월 7일에 먹는 음식인 칠조죽(미나리,냉이,떡쑥,별꽃,광대나물,순무,무)를 넣어 끓인 죽, 이월팔일에 침공양(여자들이 바느질을 쉬고 부러진 바늘을 모아 두부나 곤약에 꽂는 등 바늘을 공양하는 행사)과 여러 가지 음식들이 등장한다.
시오리가 하루이치로를 만나서 거의 1년간의 이야기를 계절의 변화와 여러가지 음식, 일본의 풍속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시오리와 하루이치로는 불륜 관계이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 두 남녀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이들의 풋사랑 같기도 한 그런모습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가정이 있는 남자인 줄 알면서도 그 남자에게 점점 호감을 가지는 시오리의 감정선에 읽는 독자도 빠져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나누고 있는 감정이 불륜이라고 생각하기 싫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루이치로라는 남자의 감정은 잘 드러나지 않게 표현되고 있지만, 어느새 시오리에게 다가와 있는 그 남자가 낯설지 않게 보인다.
작가에게 불륜이라는 소재에 대한 부담이 반드시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옳고 그른점을 판단하기에 앞서서 사랑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었고, 불륜이라는 소재를 격정적이거나 과격하게 표현하지 않고 순수한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는 공감을 간다.
한편으로는 불륜을 미화시켜 표현했다는 느낌이 같이 들기도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