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바보ZONE은 내 안의 바보지대 찾아보는 책이다.

어느 동네나 보면 바보라고 불리는 한 사람이 꼭 있게 마련이다.

지능이 모자라기도 하고, 어떨 때는 사납기도 해서 약간의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한 그는 우리 동네 바보였다.

차동엽 신부가 말하는 바보는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원래 바보들이 그럴 것이고, 바보처럼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큰 바보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바보처럼 살라고? 계산적이고 따지기 좋아하는 내가?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어내긴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하지만 차동엽 신부의 필력 때문인지 그가 말하는 바보에 대한 논리가 진리인 것인지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나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읽어 나가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바보 같다고 하는 말은 자기기준에 맞지 않는 것을 바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럼 왜 바보 존이라는 말까지 써 가면서 바보를 찬양하는 것일까?

책 속에는 바보철학 12훈이라는 것이 나온다.

바보의 행동에 영감을 받아 바보의 행동에서 배우는 블루칩12가지가 그것이다.

블루칩의 내용들을 읽어보면 바보처럼 살기가 사실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바보는 자연 그대로여서 바로 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필요 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된다.

상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꿈을 잊어버리지 않고, 바로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 작은 일은 크게 여기고 소중히 할 수 있으며, 오히려 큰일은 대범하게 지나칠 줄 아는 사람이 바보의 행동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미칠 수 있고, 남의 시선 따윈 상관없으며, 느리게 가는 것 같지만 멀리 오래갈 수 있는, 항상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바보스럽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큰 바보가 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나마 바보가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할 수도 있고, 손해를 보게 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행동으로 인한 것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되거나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면 진정 큰 바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펄 벅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농촌에서 소달구지를 끌고가는 농부의 어깨에도 볏짐이 있어서, 왜 자신이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지를 물음에 다들 저렇게 한다는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펄 벅은 그 때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다 보았다고 말했다고 얘기한다. 우리 국민의 우직한 바보스러움을 거기서 보았던 것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바보스러움은 점점 사라지고 없다.  우리들의 마음속에 그런 바보스러움이 다시 살아난다면 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