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집 자정의 결혼식에는 미란다 원칙, 천사와 미모사, 배꼽의 기원, 이불 개는 남자, 자정의 결혼식,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페르마타 등 7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작가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한지수 작가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읽어 보게 되었다.

2006년 천사와 미모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작가라고 하기에 천사와 미모사란 작품을 관심 있게 읽어 보았다.

필리핀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필리핀에서 자동차매매상을 하고 있는 제임스는 그의 얼굴이 어디에서나 ID카드로 통하는 그쪽에서는 유지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항상 뒷돈으로 결제를 하기 때문에 그의 얼굴이 신용이 되고 무사통과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수입되어 오는 봉고차도 경찰에게 뒷돈을 건네면 앞뒤로 호송해주고 있으니 돈만 있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그곳의 생활을 싫어하며 그를 밀어낸다.  만지면 움츠려 드는 미모사처럼 자신의 샤워하는 물소리만 들어도 움츠려드는 아내다.

비자문제도 건물주가 소개해준 이민국에 높은 사람에게 10만 페소만 준비해 주면 곧 해결 될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민국에서 다시 직원들이 들이닥쳐 조사를 하게 되고 그와 한국인 임부장은 협상하지 않게 되어 수용소에 넘겨지게 된다.

쉽게 풀려나리라 생각했었지만 일은 이상하게 꼬이고  70만 페소를 준비해주는 것으로 사장 장군은 마지막 예의라는 말을 하고 간다.

몇 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자동차매매상은 이미 다른 사람의 손으로 넘겨진 후였고, 아내는 그가 나온 후 한국으로 떠나 버린다.

환영은 어디에서나 보이고 그 존재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도 미모사에게 스프레이 자국처럼 선명한 자국을 남기며 쓰러지고 만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진 한 남자가 결국에는 이국땅에서 본래의 혼자로 돌아간 것일 것이다.

 

이 작품 이외 미란다 원칙은 약간 섬뜩한 느낌이 드는 내용이었다.

선행으로 표창을 받는 사회복지사의 겉모습과는 달리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그의 속내는 보통 사람들의 이중성을 나타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리고 자정의 결혼식이라는 작품집의 제목이 되는 글을 읽으면서 나를 3인칭인 당신으로 표현하면서 읽는 사람을 참 힘들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책 속 주인공인 당신의 힘든 상태를 읽는 독자에게도 느끼게 해 주기 위함 이었을까?

익숙하지 않은 문장들을 만나면서 낯설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느낌을 받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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