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 2010.1.2 - 통권 29
에세이스트사 편집부 엮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에세이스트를 두 번째 만났다.  33호이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느낌의 책을 여기 저기 펼쳐 본다.

저번에 읽고 좋았던 김베로카님의 들녘에서 부르는 노래를 다시 보았다.

이번 호에는 녹두 씨라는 제목을 글이 있다.

녹두는 아주 잔 씨앗이다. 녹두는 익으면 바로 터져 버리기 때문에 제때 따주어야 한다고 한다.

녹두 씨앗을 받아 심어 놓고 끊임없이 열리는 녹두에 멀미가 나고 무섭기 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우리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다.

우리 땅에 뿌려지는 씨앗들이 이미 우리 땅에서 나온 씨앗이 아닌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종묘상에는 외국회사에서 만들어준 개량종을 판매한 지 오래 되었고, 우리 농가에도 이미 우리 재래종 씨앗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김베로니카님에게 준 씨앗은 은씨 아내의 시어머니께서 물려주신 30년 된 씨앗이라고 한다.

먹지도 않은 팥이나 녹두 등도 일부러 파종해서 씨앗을 계속 받아 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몇 년 전 밀가루 파동 때문에 수입밀 가격이 많이 올랐던 때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쌀을 자급하고 있는 나라여서 피해가 많지는 않았지만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는 나라가 밀을 자급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배추 파동은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일 것이다.

밀가루의 무상 원조로 인해 우리밀의 씨가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다시 우리 밀을 살리기 위해 농사를 짓고 있지만 자급률은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씨앗을 보면서 재미있고 사랑스럽다고 표현하는 은씨 아내를 보면서 김베로니카님은 얼마나 농사를 지어야 재미있고 사랑스럽게 느낄까라는 말을 적고 있다.

김베로니카님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가 농촌의 실정을 너무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된다.

우리 씨앗을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소중한 글이었다.

에세이스트는 격월로 발행되는 에세이 전문 잡지이다.

김지하님의 특별연재부터 다양한 분야의 많은 소재들을 담백하고 깔끔한 글 솜씨의 저자들을 글로 말끔하게 엮어 주고 있다.

그리고 에세이는 살아있는 이야기라서 좋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먼 동네 이야기를 알려주기도 해서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리 어머니는 요즘 아이들 동화책을 열심히 옮겨 적고 계신다. 그 이유를 여쭤보니 글을 자꾸 쓰게 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그렇게 하신다는 것이다.

아이들 공책에 빽빽이 적혀있는 글자들을 보면서 어머니께서 읽으실 만한 적당한 책이 없을까 고민을 했는데 에세이스트 한 권이면 우리 어머니 열심히 적고 읽으면서 시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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