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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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A라는 소설은 1987년 오대양집단자살사건을 모티프로 쓰인 소설이다.

20년도 더 전에 일어난 그 사건이 다시 한 번 어렴풋이 떠오른다.

고등학생이었던 그때 그 사건을 뉴스로 보던 생각이 나서 몸서리를 쳤다.

 

에이라는 암호 같은 제목의 책을 보면서 에이는 어떤의미일까하는 물음에 마주서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해결되지 않은 오대양사건의 해결을 기대하고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미궁에 빠진 20년 전 이야기를 꺼내 들었을 때는 소설 속에서나마 시원한 답을 기다렸지만, 소설 속에도 답은 없다.

왜 죽어야만 했을까? 왜 죽임을 당했을 까라는 의문과 소설속의 아이들은 왜 다시 엄마들의 삶을 반복하게 된 것일까?

무의식속에 자리한 의식의 지배 때문인 것인지…….

 

에이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수많은 단어 중에 여기에 가장 알맞은 단어는 아마조네스(Amazons)일 것이다.

남자의 존재는 종족을 보존하는데 에만 국한될 뿐 오직 여자들만의 세상인 것이다.

엄마들이 모두 죽은 후에 다시 만난 아이들이 엄마들처럼 아이를 갖기 위한 한 가지 이유로 남자를 만난다는 설정은 신 모계사회를 꿈꾸는 것이라도 생각된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결혼 이라는 굴레 없이 마음껏 아이를 낳고 혼자 힘으로 기른다.  그 울타리에 신신양회라는 곳이 존재해 왔고 그 울타리가 무너짐으로 해서 아이의 엄마들은 세상이 두려워진 것일까? 그래서 오히려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일까?

 

신신양회의 어머니가 연료비를 아끼려고 폐타이어를 연료로 해서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며 무너지는 것과 같이 다시 일어선 신신양회는 기태영의 무리한 사업 확장에 다시 한 번 무너지게 된다.

사업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에이라는 편지를 아이들과 관련된 사람에게 보내며 협박으로 회사를 일으킨 것일까?

책 속에 등장하는 나는 기태영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낳게 된다. 기태영은 살인혐의를 받으며 계속 잘 도망 다니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오대양사건을 어떻게 소설 속에 담아냈는지 궁금했는데, 내용은 그 속에 있는 여자들의 삶이 있었다.

자유로운 여자들의 삶으로 보였지만 그것은 울타리에 갇힌 자유였던 여자들의 삶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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