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수맨이라는 이름 흔하디흔한 철수 뒤에 왜 맨이 붙었을까?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이런 맨들과 한 부류라고 해서 철수맨이다.
철수맨은 등장인물의 만화적인 캐릭터와 재미있는 내용 때문에 한번 손에 잡은 책을 놓기 싫어지게 한다.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철수맨이라는 영웅을 찾는다는 이 이야기는 학창시절의 나를 한번 되돌아보게 하고, 풋사과 같은 그 시절의 친구들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어느 시대에나 영웅이란 존재는 항상 필요한 법이다.
이 아이들이 사는 곳은 신도시 개발로 시골과 도시가 공존하는 곳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비밀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 평범함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철수맨이라는 영웅의 등장으로 인해, 아이들의 가슴속에만 있던 비밀들은 한 가지씩 풀리게 된다.
무당이라는 어머니의 직업이 싫어서 그것을 숨겨야만 했던 현우, 오빠의 다단계사업으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사채업자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희주네 집, 다른 아이들도 크고 작은 고민들이 한두 개씩은 다들 짊어지고 있는 그런 아이들이다.

나의 중학교 3학년시절에 어떤 고민이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았다.
그 당시에 아버지가 수술을 2번이나 하는 대 사건이 있었다. 시골에 농사를 짓고 살아가던 우리 집엔 큰일이 아닐 수가 없다.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수술을 하게 되니 수술비며 농사일이며 모두 엄마 차지가 된 것이었다.
없는 살림에 수술비도 걱정이었지만, 엄마 혼자 그 일들을 어떻게 처리 하셨는지 지금 생각하면 엄마에게 아무 도움도 못되었던 것이 미안하고 죄송하다.
나도 그 당시에 그런 일들을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학교에 가면 그냥 보통의 아이들처럼 그런 일상을 살았었다. 집안 사정의 어려움 따위는 내색하지 않고…….

여기 나오는 아이들도 자신의 힘겨움이나 그런 일들이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것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면서 오히려 편안한 상태가 된다.
자신에게는 큰 비밀이고 아이들에게 알려지기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서로의 비밀들을 공유하면서 아이들은 더 친해지고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철수맨의 등장에 이어 탈주범과의 맞닥뜨림, 탈주범에게 죽임을 당한 뻔한 친구들을 구해주는 철수맨~
멋지다 정말~철수맨의 정체가 정말 궁금했는데…….
결국 철수맨의 정체는 밝혀내지 못하지만, 어디에서 누군가가 힘들면 반드시 철수맨이 나타날 것이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지루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
어린 시절의 나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서도 좋았고,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도 좋았다.
철수맨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으니 2편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