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 자유, 그 무한고독의 속삭임
송준 지음, 정형우 사진 / 동녘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바람의 노래는 22인의 예술가를 인터뷰한 이야기를 쓴 책이다.
이 책은 두께와 대리석 같은 표지 때문에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오해는 책을 펼쳐보면서 바로 풀린다.
책속에는 22인의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의 사진, 소중한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인물들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첨 들어보는 낯선이도 많이 있었다.
모르는 인물들은 인터넷에 검색까지 해가면서 찾아보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은 [민살풀이 춤의 명인 조갑녀] 이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어여쁜 미소를 담고 하얀소복 차림의 범상치 않은 춤사위의 사진이었다.
전혀 들어본 바가 없기에 조갑녀 할머니의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65년만의 7분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춤이 뭔지 모르는 내가 봤을 때에도 넋을 빼앗길 것 같은 춤사위였다.
[한기가 돌 정도의 찌릿함][흐느끼는 듯한 몸놀림][신명나는 손짓][나비같은 발걸음] 그 동영상을 보고 내가 느낀 것들이었다.
7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문외한에게도 저런 감흥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장사익과 이상은의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음악파일을 한때 많이 모았었기에 장사익과 이상은의 들어보지 못한 음악들도 많이 있었다.
장사익은 목소리는 정말이지 애가 끓는다고 표현하면 적당한 표현일까?
무엇인가 저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소리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상은은 나와 비슷한 또래이기에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많이 들어왔고 즐겨 불렀었다.
하지만 예술성에 의미를 둔 작품들을 발표할때는 즐겨 듣지를 못했었다.
이상은의 노래를 다시 들어보다가 [더딘하루]는 귀에 쏙 들어왔다.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었다.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때는 이런 느낌을 받지를 못했는데, 듣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듣는가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느끼니 이상은과 깊은교류라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감동이 아닐까? 내 마음이 움직였으니....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예술가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게 되고, 그들의 삶의 엿보면서 이런 삶도 있구나하고 놀라기도 하였다.
그들의 삶이 특별한 점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한 사람의 인간으로 행복을 찾기 위해 그 길을 가는 것이란것도 느껴졌다.
 
지금 다시 책을 살펴보니 책 표지는 물빛같다.
모든 것을 담고 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호수 같다.
이 책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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