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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혹은 찐빵.
지금 내가 머리가 아프도록 먹고 싶은 거다.
저녁에 중국집에서 짬뽕을 시켜먹자고 하면, 그이가 놀라겠지? 그보다도
하루종일 일 한 사람, 저녁도 안 차려놓고, 전단지 내밀면서 시켜먹자고 하면, 안 돼지. 벌 받지. 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거렸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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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 설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공복시에도 배는 이제 제법 볼록하다. 허리와 엉덩이라인까지 뭉턱해진데다가, 아랫배가 봉긋. 윗배까지 투둥투둥하게 살이 올라있으니, 정말 임산부 같다.
정말 임산부 맞지, 뭐. 아직도 '정말 임산부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가 더 우습지만.
아무튼, 갑자기 살이 불어나는 것같은 불편한 기운은 사라지고, 그저 두둥실한 몸이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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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주가 되면서부터 태동을 느낀다는데, 나는 아직 못 느꼈다. 초산일 경우에는 첫번째 태동을 못 느끼기가 다반사라지만, 그래서 조금 더 있어야 잘 느낄 수 있다는데,
아쉬운 일이다. 첫 태동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는 것.
아무튼,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그런 느낌은, 내 몸으로 느끼게 되는 일이니. 아가가 보낸 첫 신호를 내가 놓쳤다해도, 내가 느끼는 첫 태동은 곧 올테지. 기다리는 일, 때론 무척 기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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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요즘은 임산부체조도 하고 있다. 자기 전에.
그래도 골반통은 제 맘대로 극성이었다가 가라앉았다가.
뭐, 골반통을 없애는 체조라기 보다는 순산을 위한 스트레칭이지만. 그것마저도 귀찮아 일주일에 두어번은 빼먹기 일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