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 보셔요.
님이 보낸 아가 옷은 잘 도착되었습니다. 아, 이런 선물이었다니요. 저는 정말 어쩌지를 못할 지경이에요.
소포를 받고서, 큰 상자여서 놀랐는데, 그 상자를 열어보니, 아주 예쁘게 포장된 선물이 들어있잖아요. 그래서 놀랐는데, 피터래빗(!!) 카드에요. 그래서 세 번째로 놀랐고요, 아까운 포장지를 살짝 뜯어 보니,
아, 아가 옷이 있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네 번 놀랐습니다.
님, 님이 보내주신 카드를 꼼꼼히 읽어요.
ㅡ 저도 님과 마찬가지지만, 현재 님께서 이쁜 아가를 간절히 바라시기에 지나다가 이쁘진 않지만 아기 내복 한 벌을 샀습니다. 애기 옷을 걸어두면 아기가 빨리 생긴다는 말이 있더군요. 혹시나! 해서요. ^^
아, 어쩔까요, 님. 제가 가진 작은 소망을 읽어주셔서, 그리고 그 소망의 기원을 함께 해주셔서, 저는 너무 고맙습니다. 님도 바라는 아가, 그리고 저도 바라는 아가, 그런데 이렇게 아가 옷을 직접 고르시고, 사시고, 포장하고 보내셨을 님을 생각하니, 저는 너무 고마운걸요. 안 예쁘긴요. 너무 예뻐서, 저는 만지는 것도 얼마나 조심스럽게 하는데요.
제가 받은 아가 선물입니다. 아직 아가는 없지만, 예쁜 아가 가지게 되라고 보내주신 님의 선물, 이 예쁘고 앙증맞은 내복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님과 제가 얼굴 한 번 뵌 적 없고, 그저, 마음 편히 내 보일 수 있는 친구를 얻은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이렇게 마음을 헤아려주시는 님의 마음이, 제게는 그게 더 감동입니다. 고맙다는 말,은 그래서 선물 때문이 아니라, 님의 마음에게 드리는 인사라는 걸, 그걸 꼭 말하고 싶었어요.
아가 옷은, 잘 두었다가, 정말 아가가 생기면, 그리고 그 아가가 이 세상에 예쁘게 태어나면, 그 때 꼭 입히겠습니다. 펼쳐보니, 참 작습니다. 이 작은 옷도 아가에게는 크겠지요. 그렇게 작은 생명을 얻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따스한 이웃, 마음 깊은 친구가 존재하는 세상에 태어나는 일이므로, 미래의 아가도 분명 행복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고맙습니다, 님. 님 덕분에 아주 행복한 주말이 되었습니다.
p.s.
님의 아이디를 밝히고 싶었습니다만, 너무 큰 선물을 주셔서, 혹, 다른 친분있는 분들의 시샘을 얻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닉네임을 밝히지 못했어요. 물론, 괜찮으시다면, 제가 님의 이름을 크게 부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