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런 선입관이 있다.

'나는 오늘 내 존재가 무척이나 하찮게 여겨졌다. 그래서 슬펐다.'

라는 문장 앞에서
화자가 미혼여성일 때와 기혼여성일 때의 전달되는 감정과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ㅡ 미혼일 경우, 저 문장은 한 개인의 실존에 대한 문제로 접근이 되지만, 그래서 '슬프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된 감정의 진술이 오히려 건조하게 들려 더욱 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키지만,
ㅡ 기혼자일 경우, 저 문장이 도래되기까지의 여성의 일상이 낱낱이 상상되고, 독자의 사고체계에 따라서 함부로 폄하될 가능성이 존재된다. 조금 무서운 직관적인 예를 들자면, 남편과 싸웠구나/아이들에게 시달렸나보다/하루종일 집안일에 힘겨웠나보다/맞벌이가 쉽지 않지 등으로 예상하기 쉽다는 것이다.
ㅡ 미혼일 경우, 실존의 흔들림으로 인한 고민이므로, 하나의 객관화된 객체의, 독립적 개인에 대한 의식, 그 의식의 진술로 작용되지만
ㅡ 기혼일 경우, 객체는 사라지고, 주변인과 주변상황에 묻혀버리는 사라진 존재의 고민으로, 그래서 허상적인, 허구의 고민처럼 들리기가 십상이라는 것이다. 혹은, 그것이 유한부인의 배부른 고민처럼 들리기까지 하게 하는 왜곡된 정서까지 불러 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기혼 여성이 실존에 대한 고민을 하면 어울리지 않고,
미혼 여성이 실존에 대한 고민을 하면 그 깊이가 있어, 한마디로 아우라가 있어 보이는.


어느 싸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이 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선입관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나는 잠시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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