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가 성인의 죽음이라면 이번은 어린아이의 죽음이야기다.
올 여름 방학 끄트러미에 아는 아줌마가 해주는 이야기.
"여름에 휴가가서 엄마가 운전하던 차에 탄 2학년 남자이아기 죽었대.
그래서 시어머니가 며느리가 손자 잡아먹었다고 난리라지?
재진엄마도 운전하지? 그럼 조심해."
난 운전도 안하고..죽었다는 아이도 내가 아는 아이가 아닌듯해서 관심이 없었다.
다만 마음이 아팠을뿐..
그런데...두달이 지난 10월초에 우연히 알게 됐다.
그아이는 내가 아는 아이였던 것이다. 1학년인 00
사연인즉. 그아이의 엄마인..내가 아는 언니가 친구가 운전하는 마티즈를 타고 아이와 친정에 가서 놀던중에
일차선인 시골길에서 중앙선을 침범해서 추월하려던 반대차선 차와 정면 충돌해서
아이는 골절상을 입고 엄마는 전신에 멍이 들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고..
아이는 00대 목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직후 죽었단다.
사고후에 살아있던 아이가 수술후에 죽다보니 의료사고라는 소리도 있고..
그엄마는 온몸에 타박상으로 운신이 힘들 정도에 아들을 잃고 보니 두달째 병원에 있다고.
시어머님도 남편도 이언니가 이상한 생각을 할까봐 엄청 잘해준다고 한다.
다만 마음아파하는 언니에게 시어머니가 "늦기전에 아이 낳아봐라.
그래야 너도 맘 잡고 살수있을거다"라는 말이 와전되서 손자 잡아 먹은 며느리등등의 유언비어가 된듯.
이언니와의 인연은 특이했다.
우리아파트 주민들만의 홈페이지에서 뜨개질 교습을 이유로 만난 선생님이었다.
손재주도 있고 관심도 많았던 언니는 무료로 뜨개질교습을 해주고
코 잡을줄도 몰랐던 나는 동대문 시장 구경도 같이 가고..가방도 몇개 뜨게 되었다.
인테리어에 관심있던 언니는 집도 특이하게 꾸며놓아서 처음 가서는 맘편하게 앉아있지도 못했다.
패셔너블한 언니는 의외로 소심하고 상처 받기 두려워 먼저 손 내밀지 못하는 성격이라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를 받기 일쑤였다. 아파트에서 월드컵 응원할때도 같이 했었는데..
한일년 가깝게 지내다가 서로 생활하기 바빠서 뜸하게 지낸지 오래지만 그래도 좋은언니로 기억하고 있다.
그아이들은...만나면 그아이들은 나를 몰라도 난 잘 알기에 한번 더 쳐다보았는데..
특히 아들아이는 태권도 다니던 모습..인라인스케이트 타던 모습등이 눈에 선한데..
그아이가 저세상으로 갔다니 정말...ㅠ.ㅠ
그아이 방모습까지 다 떠오르면서 그일을 안후 삼일정도는 가슴이 콩닥거리고 손발에 힘이 빠진것 같았다.
그언니는 퇴원을 했는지..난 2주가 지난 지금도 그언니에게 못가고 있다.
목요일에 상가집을 다녀와서 지금 고민하고 있다.
그언니를 만나러 가야하는데..
죽음은 나와는 먼일인듯 싶지만...죽음의 신이 언제 손 내밀지 모른다.
'반혼사'라는 만화가 너무나 재미있었던 것은 이런저런 죽음이야기 덕이었나 보다.
만화속 이야기처럼..죽음은 슬프기만 한것은 아니다.
이승의 고통을 끝내고 저승에서 편하게 살지 누가 아는가?
이승의 삶에 미련을 못 끊고 헤매지 말자.
삶은 끝이 있어서 아름다운것..영원한 삶은 인간의 욕심이지.
다만 꽃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어린생명이..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거지.
우리도 언제 갈지 모르니 순간을 행복하게 열심히 살자.
카르페 디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