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고 봉사일이었다. 수영장 다녀와서 점심 먹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문고로..
휴가후유증인지 요즘 몸 상태가 안좋다.
비가 오락가락..해가 쨍쨍 나다가 갑자기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정말 요상한 날이다.

방학이라 학생 봉사자가 한명씩 와서 그나마 편하다.
청소도 시키고 반납 책도 꼽으라고 하고..

오늘 봉사하면서 만나 사람들을 관찰해 본다면..

공포의 남매. 엄마와 남매가 같이 오는데.
누나는 재진이와 동갑..동생은 은영이와 동갑..같은 유치원을 다닌다.
남동생이 말이 늦어서 아직도 발음이 약간 부정확하다.
5시에 문고가 끝나는데 항상~~~4시 50분이나 55분에 온다.
책도 못 골라서 우왕좌왕...난 문고 정리하고 마무리 해야하는데...ㅠ.ㅠ
이 가족이 셋만 뜨면 문고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내가 봉사하는날 안올때도 있는데...오늘도 4시55분에 왔다.

권장도서파.
항상 권장도서 목록을 들고 와서 다른책은 눈길도 안준다.
목록에 나와 있는 책을 빌려다 주는것을 목적으로 문고에 오는 엄마들..ㅠ.ㅠ

오며가며 장난파.
문고에 오는 아이중에 이상한 아이가 있다. 애정결핍이랄까?
5학년인데 또래보다 현저히 키가 작아서 3학년 정도로 보인다.
문고에 와서 지가 볼 수준보다 어려운책을 빌린다.
"너 이거 볼수 있니? 어려울걸?" 그래도 빌려 간다.
그리고 문 닫을때쯤 반납을 한다.
한,두시간에 그책을 읽었을리는 없고..그냥 놀러 오는건가?
솔직히 그아이가 이런저런거 물어보면 귀찮아서 대충 대답해주었더니 요즘은 안물어 본다..ㅠ.ㅠ
어느날은 어린아이 데려온 엄마가 빌릴려고 하는 책을 가로채서 자기가 빌려버렸다.
그리고는 하는말이 "아줌마가 보고 싶으시면 빌려드릴께요"
자기에게 부탁하길 바라는듯 하다.
그엄마도 기분이 별로였는지 "아니 괜찮아. 니가 보고 싶으면 보렴" 하고 다른책을 빌려 간적도 있다.

설00아빠.
5%정도 부족한 어른...
문고에 회원으로 가입한지 한달 정도 된 아빠다.
낮에 노는지 5살된 아들과 놀이터에서 보낸다. 겉모습은 멀쩡한데...
놀이터에서 알게된 꼬마들을 다 챙기는 폼이 뭔가 이상하다..ㅠ.ㅠ
옷도 볼때마다 같은것 같고...저녁에 빨아서 아침에 다시 입는걸까?
아들과 문고에 책 빌리러 와서 이책이 좋다 난 저거 빌리고 싶다 한참을 뭐라 한후에 한,두권 빌려 간다.
아들도 은근히 아빠를 무시하면서 말을 한다.
친절한건지 나에게 질문을 자주 한다.
"휴가 다녀 오셨어요? 새까매지셨네요? 바다 다녀오셨어요?"
성희롱 하기엔 너무 선량해 보여서 대충 웃고 넘기지만 이런 질문 정말 싫다.
말투 자체가 선량하면서도 어리숙해 보인달까??
반납할 책은 안 가져오고 아들과 내옆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기다리길래
"반납 하실거예요? 빌려 가실거예요?" 물어보니 그제서야
"저 반납 할 책 집에 가서 가져올께요" 하더니 나가서 가져온다.ㅠ.ㅠ

이아빠가 날 미치게 한 사연 한가지.
이분에 대해 아직 파악이 안될때 아들과 문고로 오더니 기증을 하겠다고 책을 한권 내민다.
00나라에서 나오는 읽기연습 책으로... 스케치북 두개 붙인듯이 큰책에 단순한 이야기로 처음 글 읽기
연습 할때 읽는 수준의 책을 한권 가져왔다.
고맙다고 받아놓고 등록을 하려니..이게 웬일..
책이 앞표지 말고 안에 한두쪽 붙어 있곤 나머지가 다 없어져 버린책이다.
이걸 기증한다고 가져왔다고?? 누굴 놀리나..
그래도 곱게 접어서 종이 재활용박스에 버리고는 잊어버렸는데..
그뒤에 봉사일에 만날때마다 본색을 보이는것이다.
그나이에..아들이 있는데 아이엠샘이란 영화에 나오는 샘처럼 사는 아빠..
볼때마다 내맘이 심란하다..

오늘은 안왔지만 내맘대로파
우리문고는 일주일 대여를 기준으로 한번에 4권을 빌려준다.
한엄마..꼭 한두권 더 골라놓고 어떡하지 하면서 쳐다본다.
그엄마와 친한 봉사자가 봉사하는날 한두권을 더 빌려준게 시작이 되어 다른 봉사자가 일할때도
자신은 한두권을 더 빌려갈수 있다는듯 행동을 한다.
맘 약한 나는 더 빌려주기도 하지만 얄밉다.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인 문고 이용자들은 열심히 읽은 책을 반납하고 읽고 싶은 책을 빌려 간다.
그아이들의 진지한 눈을 보면 나도 힘을 얻게 된다.
책을 읽자!!!! 오늘은 이책을 읽으면서 저녁을 불태워 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5-08-10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짠하네요.

sooninara 2005-08-1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사는게 다 사연이 많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