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나레이션 1~2(완결) 세트
강경옥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그럴때가 있었다..고등학교 교문을 나오면 옹기종기 분식집과 문방구가 있고..'만화'라는 간판을 따라서 이층으로 올라가면 네면이 다 만화책으로 꽉찬 만화방이 있고..하루라도 책을 안읽으면 입에 가시가 생기는줄 알고 시간만 나면 만화책을 몇권 읽고 집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던 시절..

그때 만난 작가중에 강경옥이 있다..데뷰작이었던 '이카드입니까?'에서부터 좋아져버렸다..난 주인공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걸 좋아하는데..이작가는 평범한 주인공들의 생각,상처나 두려움등을 잘 표현했었다..20년이 흐른 지금 내가 17세때 읽었던 '17세의 나레이션'이 시공 애장 컬렉션으로 나왔다..중간중간 줄거리는 기억이나는데..마지막이 어땠는지가 기억이 안나서 구입을 하게 됐다..

어린시절부터 남매같이 자란 현우를 이성으로 좋아하게 된 강세영..현우의 여자친구인 예쁜 탤런트 유혜미..세영이가 연극부에서 만나는 부장과 연극부원들..그리고 친구들..현우가 혜미를 좋아하는것 같아서 차마 고백을 못하는 세영은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연극부의 부장과 사귀게 된다..간단한 줄거리지만..세영이의 나레이션을 통해 그때 그시절의 생각이나 느낌을 같이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백을 해야하나..저 바보같은 현우는 내 이야기를 듣고 감당하지 못해서 머리가 터져버릴꺼야..' '감정을 가지는게 무서워..길들여지는게 무서워..기껏 길들여진뒤 돌아오는 것은 왜 상처와 자기 모순일까'등등 세영이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첫사랑의 떨림과 아픔까지도 공감하게 된다..

지금 17세인 고등학생들에게 읽으라고 한다면 얼마나 유치하게 느껴질까? 레코드 가게에서 이상우의 '슬픈 그림같은 사랑'이란 테잎을 사고..친구와 밤새 김민우의 '사랑일뿐이야'를 듣고..억누를수없는 감정을 분출시키기 위해 썬그라스를 끼고 정거장에 정차된 지하철에 들어가 '난 람보다'를 외치며 총쏘는 시늉을 하고..

손한번 제대로 못 잡아본 연애이야기지만 그래서 더욱 찌리릿했던 우리들의 80년대로 돌아가볼수 있었던 타임머신같은 만화..이번에 알라딘에서 할인이벤트중이니 구입하시면 좋은 기회가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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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2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경옥 좋아요!! <별빛 속에>를 제일 좋아하지만, 이 작품도 좋았죠.^^

panda78 2004-10-2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경옥 씨 팬이에요! ^^
그 중에서도 역시 별빛 속에와 이 17세의 나레이션이 제일 좋아요.

sooninara 2004-10-27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별빛속에가 강경옥의 대표작이지만..이런 리얼만화(?)에서도 강경옥 특유의 표현력을 좋아해서..조금 잘나갈때의 신경숙 냄새가 나는것도 같아요..

은제비 2004-11-0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신분의 말처럼 선명하게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은.. 몇번을 다시봐도 좋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