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보물 상자 (반양장) - 작은동산 1 작은 동산 7
메리 바 지음, 데이비드 커닝엄 그림,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8살,6살 우리아이들은 간혹 '할머니,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엄마,아빠가 늙어서 할머니,할아버지가 되면 자기들은 커서 엄마,아빠가 될것이고..그때쯤이면 할아버지,할머니는 돌아 가실거다라는 이야기다..아이들도 어느새 죽음이란것에대해 생각할때가 되었나보다..

내 마음의 보물상자란 책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할아버지가 점차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여름동안 있었던 일을 쓴것이다..레이건 전 대통령도 이 병으로 얼마전에 하늘나라로 갔듯이..고령화로 인해 치매는 이젠 너무나 가까운병이 되버렸다..환갑은 젊은이 취급받는 지금은 치매란것이 죽기전에 가장 공포스러운 질병이다..모든것을 망각하고..다시 어린아이가 되버리고..결국엔 주변 사람들이 돌봐주어야만 하는 병...

치매가정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8년전에 친정 할머니께서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돌아 가셨다..처음엔 정말 건망증이려니..자꾸 집을 나가시기에 시골에 가고 싶어서..갑자기 도시에서 살게되서 홧병이려니..주변 사람들이 거짓말한다는 이야기도 노인네가 서운해서 그런가보다 했었다..그런데 점점 증상이 심해지시더니..어느날부턴 옷도 안입으려고하고..결국엔 숟가락으로 밥 먹는것도 잊어버려서 밥도 먹여주고..대,소변도 해결해줄만큼..한살짜리 어린아이같은 상태가 되신후에 돌아가셨다..

박완서씨의 '살아있는 날의 시작'이란 책에서 여주인공의 시어머니가 치매로 돌아가신다..치매인동안..시어머니를 씻기고..입히고..먹이고..같이 자면서 생각한다..'우리 시어머니는 삶을 복습하다가 돌아가신다'라고..그렇다..우린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서 먹여주고..입혀주고..씻겨주어야지만 살수 있었다..그리고 차츰 기어다니게되고 앉게되고..걸어다니게되고..밥도 혼자 먹게되고..말도 하게되고..치매는 이런 인생을 거꾸로 돌리게 한다..말도 잃어버리고..밥 먹는것도 잊게되고..4살때하던 행동..3살때..2살..1살...신생아처럼 거꾸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병이다..

이책은 이렇게 심각한 치매란 병을 손주에게 이해시키면서...가족간의 사랑을 이야기한다..여름방학..외할아버지집에서의 신나는 낚시를 준비하면서 책이 시작된다..책속의 글처럼..손을 흔드는 외할머니..산딸기색의 외갓집의 그림은 행복한 모습이다..낚시배안에서 할아버지는 추억 상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단순한듯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들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하다...

결국엔 신발도 안신고 집을 나가버린 할아버지를 찾아오면서 손자는 할아버지의 병에대해..추억상자의 필요함에대해 이해하게 된다..방학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번엔 할머니,할아버지가 나를 돌봐주셨지만..다음여르메는 내가 할머니,할아버지를 돌봐드려야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도 고령화사회가 되었고..치매란 어느 특수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나이가 든다는것..항상 우리에게 베풀기만하던 할아버지,할머니도 우리가 돌봐주어야한다는것에 대해..너무나 쉽고..아름답게 쓴 책이다..이런책을 아이와 같이 읽으면서 치매나..죽음에대해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는것도 좋을것 같다..평소엔 이런것에 대한 생각을 함께하기가 어렵지만...책을 읽고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생각의 폭이 넓어질것이다..

한가지 걸리는것은 할아버지..할머니라고 해도 됐을것 같은데..외할아버지..외할머니..외증조부등..꼭 외가란걸 밝혀야하는것일까 싶었다..외가에 놀러간다는것은 더 친근함이 느껴지는걸까? 나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외'라는 글자가 자꾸만 걸리적거리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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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7-3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