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검으로 돌아오게 됐다..어젯밤에 늦게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남편이 왔다..그래서 텔레비젼을 틀었는데..뉴스특보가 나오는거다..김선일씨가 죽음으로 발견됐다고..순간 소름이 끼치면서..눈앞이 멍해졌다..

이틀 연속 억울한 죽음 소식을 들으니..착잡한 맘이 말할길 없다..멍한눈으로 뉴스를 보는데..언론의 횡포란...ㅠ.ㅠ..처음엔 김선일씨 부산집 앞에서 유리 대문밖에서 찍기시작했다..김선일씨 집은 문이 닫혀있고..친인척들이 들어갈때와 나올때 문을 열어주고 굳게 닫혀있었다..밖에서 아나운서가 멘트를 하면서...어쩌구저쩌구..마이크와 카메라가 많았다..그러다 갑자기 카메라가 밀고 들어가서 그집의 좁은 부엌을 비추기 시작하는거다..안에 있던 사람들이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고..미는데도...카메라맨은 계속 전진만 한다..

이것이 러브하우스도 아니잖아? 순간 화가 나기 시작했다..그렇게 밀고 들어간 카메라는 부엌옆의 좁은 방안에서 울고 있는 김선일씨 부모님을 비추고야 말았다..거의 실신상태인 부모님을 생중계해야하는걸까? 마지막은 집밖으로 나와서 창문에 붙어서 한장이라도 찍으려고하는 카메라맨들을 비추면서 끝났다..

이렇게 찍어야만 할까? 김선일씨 집안을 비추지않아도 얼마나 슬플지 알수 있을텐데..언론이..방송의 폭력이 무섭다..

김선일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자유의사로 이라크에 간건데..본인의 책임이라는둥...믿었던 노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둥..이번을 계기로 전투병을 보내자는둥..참 어렵다..

우리들에겐 동포의 죽음이지만..이라크인들에게는 적을 처형한거라는..힘없는 나라들의 비애라고 하기엔 너무 슬프다..이라크인들도 선량한 양민들이 학살되고 있는데..전쟁이란 인간이 가진 폭력성때문에 그치지 못하는걸까?

전에 제오원소라는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지구라는 별에 사는 인간에대해 공부하면서..일차세계대전..이차세계대전..유태인 학살 장면을 보면서..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되었다..결국엔 물,불,흙,바람외에 마지막 원소....여주인공이 지닌 "사랑"때문에 지구를 살릴수 있었다..폭력이 정의가 되버린 지금.. 우리들의 작은힘이 지구라는 별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할까? 참 부질없어 보이기도 한다...당장은 힘들어도 조금의 변화는 될수있도록 노력해야하겠지..하면서 마음을 추스려본다..

종교라는것이 무엇일까? 21세기 십자군 전쟁이라는 이라크전은..노스트라다무스의 마지막 예언이 생각나기도 한다..나는 어려서 불교인 집에서 자라서인지..기독교에 대한 감정이 안좋다..(기독교인들..죄송합니다) 내가 천국에 가기 싫다는데..왜 그리 전도에 애쓰시는지..기독교인이 아니면 죄악시하면서 '안믿으면 지옥 불기둥'이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을 보면 참 막막해진다..물론 내주변의 기독교인들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합리적인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김선일씨는 아랍어를 전공한후에 아랍권에서 선교활동하고 싶어하셨다고 한다..그리고 미국계 회사에서 일을하고..그런것들도 이라크 테러집단에겐 미국의 하수인..침략자로 인식되었을꺼다..종교라는것은 전도도 필요하겠지만..믿고 싶지 않으면 강요하지않을 의무도 있는것 아닌가? 기독교에 특히 적대적인 아랍권에서 선교하고 싶어했다던 김선일씨가..참 꿈을 가진 순수한 사람이었다고 느껴진다..그리고..한편으론 종교라는게 뭘까..싶어서 대책없어 보이기도 하는것은 내가 지옥의 사탄이라서일까?

김선일씨 죽음을 슬퍼하면서 사족으로 느낀점을 써보았다..하늘도 슬픈지 하루종일 우주충한 얼굴이다..

(김선일씨가 테러집단에 끌려간게 알려진것보다 일찍이라는 말이 있다..미국이 우리의 파병문제때문에 숨겼다는 음모설까지 나오는데..진실은 언제나 저 넘어에 있겠지..엑스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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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6-24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계속 방송보고 왔스..텔레비젼에서 공통적으로 하는말..도대체 왜 정부에서 그렇게 빨리..피랍방송 20분후에 ..파병 철회 절대 불가라고 큰소리 쳤냐는거다..테러집단에게 불난데 기름 붓는것도 정도가 있지..눈치라도 보면서..인간적으로 매달려도 될까말까인데..죽일려면 죽여라라고 배짱부리는것도 아니고..일본과 중국의 인질들과 비교하니..참 우리나라 국민이 불쌍하다..
김선일씨는 어차피 죽음을 당했을지 모른다..그래도 정부에서..대통령은..국민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랬으면 이렇게 화딱지 나진 않았을걸...

연우주 2004-06-2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을 말하는 건 인간이 악해서예요. 종교는 전쟁을 원하지 않아요. 전 기독교인이지만 수니나라님의 마음 이해할 수 있어요. 종교란 이름의 억압은 그 어떤 신도 원하지 않을 겁니다. 우울하군요. 기도는 이런 때 하는 것이지요.

sooninara 2004-06-2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도하는 분들이야..본인들이 불쌍한 영혼을 구하는거란 사명감이 있겠지만..전도 받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종교란 인간의 행복을 위한 도구여야하는데..정치세력화..기업화되는게 문제지요..어제 다빈치코드를 읽기 시작했는데..인간이 자신의 믿음을 위해서 얼마나 진실을 왜곡했을까..생각하게됩니다..신약성경을 은유적표현이라고 말한 지은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윈론주의자들도 얼마나 많을까요? 글자 그대로만을 이해하는 사람들은..무섭습니다..

연우주 2004-06-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말씀 맞습니다. 글자 그대로만 이해하는. 사람들. 무섭지요.
무엇이 옳고 그른가. 무엇이 타인을 향한 억압인가. 무엇이 더 행복하게 하는가.
그런 고민들은 언제나 있어야 합니다. 종교라도 예외는 아니지요.
기독교를 전도하는 사람들이나, 도..를 전하는 사람들이나 외견상 똑같지요.
그들은 타인의 자유를 심하게 억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신도 그들을 기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