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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책 -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
이동학 지음 / 오도스(odos) / 2020년 2월
평점 :
얼마 후면 나의 5번째 탐청소년소설 《예수, 신의 아들이 되다》가 나온다. 4번째 소설은 《허균, 서울대 가다》를 책임편집한 김하늘과 두 번째 작업한 결과물이다. 저자와 편집자는 책을 만들기 위해서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 것은 저자로서의 최고의 행운에 속한다. 김하늘은 그러한 편집자 중 한 명이다.
관심사도 비슷하고, 얘기도 잘 통해서 김편집자와 종종 만나곤 했다. 물론 책 이야기가 중심이었지만, 종교나 교육, 육아의 문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다. 김편잡자는 영화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출현한 단편영화가 다수 있는 연기자이기도 하다. 그가 최근에 오도스(odos)라는 일인출판사를 차렸는데, 거기서 나온 첫 번째 책이 이동화의 《쓰레기책》이다.
횟집에서 처음 나온 책이라면 수줍게 건넨 이 책은 표지부터 압권이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살고 있는 어린 아이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이 책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한다. 그위에 타이틀 ‘쓰레기책’과 부제목 ‘왜 지구의 절반은 쓰레기로 뒤덮이는가’가 굵고 선명한 글자로 새겨져 있다.
저자인 이동학은 UN사무총장을 꿈꿨으나 현실에서 불가능함을 깨닫고, 어머니로부터 ‘지구촌장’으로 임명되어, 그 이름으로 2년여 동안 61개국 157개 도시를 유랑하고 다녀왔다. 그냥 여행을 갔다온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각 나라는 고령화, 도시화, 이주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이 세 가지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들이었다. 그런데 유랑을 마치고 돌아와 처음 쓴 책이 쓰레기 문제,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다룬 《쓰레기책》이다. 지은이가 고백하다시피, 떠날 때는 쓰레기문제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지만, 막상 지구촌 곳곳을 다니다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쓰레기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쓰레기 문제를 통해 글로벌 경제, 빈부격차문제, 선진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문제, 지구 오염과 환경문제, 기후 위기와 지구 위기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구체적으로 고발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한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가장 근원이 되는 무한 생산과 소비의 문제에 대한 성찰과 지구촌의 생존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사안이 무엇인지 살핀다. 윌리엄 블레이크가 <순수의 전조>라는 시에서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본다”라고 노래했다면, 이동학은 ‘하나의 쓰레기에서 세계의 운명을 본다’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 과잉 쓰레기배출이 몸에 배어있다. 그리고 그러한 생활방식이 거꾸로 현대인을 가장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자본주의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것은 수익입니다. 수익이 발생하려면 재화와 용역, 서비스 등을 판매해야 합니다. 화폐와 맞바꾸는 체계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죠. 플라스틱이 판매상품 그 자체가 될 수도 있지만,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포장이 되기도 하고 상품의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더 팔아야만 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상 플라스틱 생산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이는 최종적으로 쓰레기화됩니다."(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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