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어떤 건지 가끔 생각해 - 오늘도 마음을 노래하는 뮤지션 고영배의 다정한 하루하루
고영배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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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나의 일상을 오버랩하는 일, 에세이가 주는 하나의 필터다.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 자리 잡기까지, 가정과 아이들을 대하는 그의 방식이 참 따뜻하다. 질풍노도의 사회 초년생의 시절과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공감된다.
실패와 상처의 기억이 경험이자 원동력이 되는 건 맞지만 아이들은 그걸 안 겪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부모의 마음. 세대와 시대를 달리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들. 그렇게 잔잔한 그의 고백들이 어느새 낯선 타인에서 살짝 체감온도를 올린다.

몰디브의 라군에 대한 이야기, 얕은 바다 아래 산호가 죽어서 가루가 되어 빛을 반사해 아름다운 색이 나는 황홀경이 되지만 산호가 죽은 바다에는 정작 아무것도 없는 반면 밖에서 봤을 때 거뭇거뭇 예쁘지 않은 바다는 그 속에 살아있는 산호와 물고기가 많아 스노쿨링만으로도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진다는 이야기처럼 세상에는 겉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장면들이 많다. 일상도 그렇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이 어떤 건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얼마 전 SNS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사는 부부들에게서 보이는 몇 가지 장면들을 소개한 피드를 보며 참 사소해서 오히려 놀라웠던 장면들이 떠올라 엊그제 남편에게도 한번 물어봤다. "내가 라면을 사러 갔어. 그럼 자기는 뭘 할래?" 그랬더니 "물을 올리지 뭐"
영상 속 하나의 장면 중에 있던 질문과 대답이었다.

행복은 생각보다 그렇게 사소하지만 일상의 가장 큰 에너지이고 필요조건이다.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게는 그런 시간이었다.이렇게 일상을 보듬는 뮤지션의 음악도 한번 들어봐야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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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믿는다 -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이지은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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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은 꿈꾸는 낯선 곳에서의 삶, 하지만 막상 떠나고 나면 다시 그리워지는 곳.


얼마 전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를 집필하신 김상근 교수님의 강의에서 여행°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행이 아닌 삶의 터전이 변한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긴장감을 장착하는 일. 일기처럼 차분하게 기록한 글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취향이 너무 확고한 나는 삶의 루틴이 참 단조로운 편이지만 가끔 내가 한 번쯤은 꿈꿔보는 삶을 사는 타인의 모습에서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상상해 본다.

우리가 믿는 것, 사랑하는 사람, 꿈꾸는 미래 바로 이것들이 진짜 우리 자신이라고. 하지만 내가 아닌 외적 요소들로 나를 정의하는 순간에는 우리가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제자리에서 한걸음 떠나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

자기만의 속도로 달리다가 남들처럼 달리고 싶어 하는 내가 아니라, 단단하게 스스로를 믿으며,
영국에는 달팽이 경주대회가 있나 보다.그 경주에서 한 달팽이 주인이 자신의 달팽이에게 했다는 말, "침착해, 네가 가야 할 곳에만 집중해야 해. 다른 달팽이들은 신경 쓰지 말고"🐌

나는 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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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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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상인가 - 평균에 대한 집착이 낳은 오류와 차별들
사라 채니 지음, 이혜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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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다사다난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정상'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라는 생각을 해 보기 전 '정상'이라고 하는 것의 기준부터가 막연하다.

과연 우리가 정상이라고 규정짓는 것들은 얼마나 합리적인 것인가? 정상은 일반적으로 평균과 이상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상이라는 말 자체가 허구적인 관념인 탓에 정상성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결론 내리기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상식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우리는 정상이라는 범주로 기준하는 것 같다.

그런 막연한 개념 '정상'의 범주에서 이 책은 정상성에 대한 개념 분석부터 신체, 마음, 성생활, 감정, 아이들(자녀), 사회를 정상이라는 필터를 통해 들여다본다.

일반적으로 정상적 상태란 다른 사람과 비슷해 보이고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여겨져왔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일상에서 경험한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집단에 어울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필터링 되는 주제들은 우리 삶 속의 극히 일부분이라 책 속 주제가 아니라도 한번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

인상적인 에피소드 중 '전형적인 여성'의 기준으로 의사와 조각가가 1942년에 만든 조각인 노르만과 노르마의 가장 근접한 신체 사이즈를 가진 사람을 선발하는 대회에 4천여 명의

여성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정확히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음에도 표준적인 여성의 아름다움과 관련된 이상형들을 논하는 기준은 여전히 지속된다.

책 속에서 미의 기준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한국을 다룬 부분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얼굴을 이상적인 흰색으로 만들기 위해 미백에 집착하면서 미백크림과 성형수술이 대형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소개한다. 이 부분 또한 모두가 아닌 일부의

사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보니 진위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사례다.

지난날 많은 역사가들이나 학자들은 대부분(모두) 남성이었고 그렇다 보니 편향적인 이론들이 여전히 이어져 오는 것 중 하나. '히스테리'는 정신적 딜레마를 표현하는 말인데 오래전 그 어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전형적 여성 질병으로 분류된다. 히스테리라는 말 자체가자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용어 자체가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성이 병의 원인임을 강조한 사례다.

20세기로 접어들며 양육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아동 돌봄은 더 이상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학습해야 할 기술이 있다. 부모의 불안정한 유전적 특질이 자녀에게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 대신 자녀 발달 단계마다 자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여러 시도들을하는 과정에는 자녀들의 삶을 정상의 범주로 넣아주고자 하는 노력들이 때로는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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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경성 - 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김인혜 지음 / 해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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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했던 책이 드디어 출간됐다. 구독하는 신문에서 주말 칼럼으로 만나게 되어서 반갑게 읽었던 코너이고, 무엇보다 이 연재를 시작했던 계기가 되었던 전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덕수궁 전시는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열렸다. 이 전시는 내게 너무 많은 사연과 일과 인연들이 넘쳐나는 전시다.

덕수궁의 여러 전시들에 참여하면서 이 책의 저자 김인혜 선생님과 마주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고 전시교육으로서가 아니라 작품 이야기, 작가 이야기를 들을 때 많은 연구와 애정이 늘 느껴지곤 했다, 그렇게 이미 그녀의 우리 근대미술에 대한 해박함을 익히 알고 있던터라 신문 연재 코너 <살롱 드 경성>은 내게 이미 처음부터 너무 친근한 코너였다. 근대미술 해설을 오랫동안 진행하며 계속 공부하는 중이라 무조건 스크랩하는 코너다.


익숙한 많은 화가들의 이야기는 반가웠고, 또 새롭게 마주하는 이야기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어렵고 척박했던 시기에 활동했던 많은 예술가들을 예술가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의 여정들을 공감하며 때로는 안타까웠고, 때로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진행중인 좋은 소식들에 반가웠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오랜 시간 연구하고 현장에서 실행했던 공신력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근대를 살았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고, 가장 중요한 그림의 도판과 풍성한 자료다. 책의 표지부터 내지의 색상부터 원화에 익숙한 그 색감이 책에 수록된 도판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전에 책 속 어떤 도판을 찍어서 쓸까 생각하다 도록과 책 속 도판을 비교하는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구본웅의 <인형이 있는 정물, 1937> 이 책 속 도판이고 담뱃대를 물고 있는 그림이 도록 속 작품이다. 그림 속 카이에다르는 예술 수첩이라는 뜻의 프랑스 미술잡지인데 구본웅의 그림에 등장한 이미지를 통해 우리나라 예술가들이 서구의 미술, 문학, 영화들을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동시대적으로 향유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단서가 되는 의미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미술관에서 한국 근대미술을 여러 번 해설하면서 화가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마음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공들여 한국 근대사를 연구하고 집필하고, 소개하는 이들이 있어서 차근차근 그런 역사와 자료들이 바로 잡혀가는 과정이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미술관에서 이제 김인혜 선생님과의 전시투어의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더 넓은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와 활동을 이어갈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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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미술치료 - 미술관과 박물관이 품은 치유의 힘
미트라 레이하니 가딤.로렌 도허티 엮음, 주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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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휴식도 늘 미술관 언저리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치료사 공부를 하게 되었고 자격을 취득하고 임상으로 학교와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했던 경험으로 이 책의 출간 소식이 더 반가웠다. 책 속 사례들을 소개한 저자들도,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번역가도 모두 일선에서 미술치료 전문가로서의 경험들이 풍부한 사람들이라 좀 더 공신력있고 광범위한
사례와 정보들이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미술치료'는 놀랍게도 100여 년 전부터 시행이 되기 시작했고, 뮤지엄을 미술 치료 장소로 활용한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라고 한다. 장소로서의 뮤지엄은 미술치료에 무척 합리적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회복력이 있는 환경의 조건으로 일상환경에서 물리적인
전환이 필요하고, 물리적인 장소에서 시공간의 확장을 경험해야 하고, 사람의 흥미와 관심이 있어야 의미 있는 참여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뜻밖의 대상과 조우하는 경험은 관람객들의 목적과도 잘 맞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뮤지엄은 그런 요소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리한 조건들을 갖춘 공간으로 적합하다는 평가와 현실적으로 치유공간으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미술관의 변화들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것이 체감하는데 지난 몇 년간의 전 세계적 팬데믹 기간에도
비대면의 조건에서 많은 시도와 실험들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불편함보다 새로운 발견들이 이어졌고 이제는 미술관이 일방적으로 예술작품의 감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의 방식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뮤지엄은진화중

그런 점에서 <뮤지엄 미술치료> 현장의 사례들은 앞으로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한 권의 책으로 네트 워킹되는 느낌이 들어 흥미진진했다.
미술치료가 단순하게 예술작품을 매개로 하나의 액티비티로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아쉽기도 했는데 이렇게 체계적인 연구와 사례들의 네트워킹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매스컴에서 연일 이어지는 사건사고의 배후에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는 시기이다 보니 건강과 행복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확장된 힘을 발휘하는 무언가의 필요성을 고심하게 되는데 뮤지엄 미술치료는 어쩌면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연구와 사례들의 공유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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