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발바르. 노르웨이와 북극점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그곳에는 베어 아일랜드가 있다.

어린 시절 자연에서 자랐고, 동물과 지구 사랑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넘치는 작가는 북극곰에대한 자료를 리서치하다 실제로 존재하는 베어 아일랜드를 발견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엔 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설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에는 해리포터 20주년 에디션의 일러스트를 그린 레비 핀폴드의 삽화가 더해져 또 하나의 볼거리가 더해졌다. 한편의 그림동화를 보는듯한 재미와 상상이 더해지고, 황량할 수도 있는 극지방에서 6개월간의 파견근무를 하게 된 기상학자 아빠와 딸의 관계에서 가족과 성장, 그리고 모험과 호기심이 더해져 읽는 내내 다양한 감정의 경험들을 하게 된다.

"프리푸프트슬리브 Friluftslive"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즐거움을 의미하는 노르웨이 단어로 '야외생활'이라는 단어를 제안한 아빠의 한 마디에 에이프릴은 일생일대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에이프릴이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마음을 전달해 나가는 과정이 마음이 벅찰만큼 감동스럽게 와닿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설이라니.....

작은 소녀는 마음만큼 사랑하는 곰을 위해 큰일을 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진심을 다해

"내가 뭐라도 할게"라는 짧은 문장에서 느껴지는 힘은 그 어떤 장황한 말보다 묵직하게 와 닿는다. 에이프릴 APRIL은 4월이라는 의미로 여자아이의 이름으로도 쓰인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이 둘의 미래가 4월의 봄날처럼 이어질 것이라는 복선처럼 느껴진다. 4월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 읽는 내내 너무 행복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영동 이야기
조남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2년생 김지영>으로 사회적인 반향과 공감을 일으켰던 조남주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의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연작소설 서영동 이야기는 가상의 도시 서영동 일대를 배경으로 짧은

에피소드들이 연작으로 담긴 모양이다. 그중에서 세 편의 글을 담은 샘플북을 읽고 쓰는 후기라서

조금 아쉽지만 요즘 한창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이 떠올랐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늘 삶은 늘 쳇바퀴처럼 같은 사건과 사고가 반복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불꽃처럼

일으켰다가 또 잊을만하면 고요함을 뚫고 반복적인 어이없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신축과 재건축, 도시와 학군, 아파트 경비원, 부모와 자식, 그리고 학창시절과 친구 등, 이번 연작 소설

집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짧은 글 속에서 충분히 강한 이슈들을 건드린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태어나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각자의 맡은 임무가 더해가는 일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거쳐가야 하는 삶의 단계는 어쩌면 또 정해진 수순을 밟게 된다는 생각도 강하게 든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그만큼의 역할이 추가되니 삶은 결국 점점 복잡해지고, 할 일들로 가득

차게 되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식과 부모의 역할이 뒤바뀌는 순간이 오고 순환의 연속인

인생 여정.

사람의 욕심은 늘 끝이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순간순간 섣부른 판단과 조바심이 들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들을 생각하게 한다.

요즘 미술관에서 동시대의 가장 정곡의 이슈를 다루는 작품들을 해설하다 보니 또 그것과도 일맥상통

하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 삶은 늘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기 일쑤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늘 평온함을 가장하고 있다는 것. 어째 위태로운 얼음판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떠올리게도

한다. 서영동은 바로 그런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를 드러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레이지 가드너 1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탕 보고서>로 잘 알려진 마일로의 웹툰 <크레이지 가드너>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작가 마일로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웹툰으로 기록을 하니 그 생생함이 읽는 독자에게도 공감을 더

일으킬듯하다. 코로나 이후 집안의 인테리어에 더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쓰는 과정에서 역시 가드닝도

포함이 된다. 식물 키우기에 큰 재주는 없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집안에 화분을 여러개

꾸준히 두곤 한다. 그런 와중에 역시 나도 경험들이 쌓였고, 또 나만의 노하우가 생겨나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해충의 박멸부터, 화분의 종류와 특징 등, 그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만화로 쉽고 간단하게 잘 설명이 되어있다. 나도 요즘 토분에 푹 빠져있는데 식물을 담는 화분이 또

그 식물의 가치를 다르게 보이게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환경에 따라 어떤 화분을 쓰면 좋을지,

어떤 화분을 피해야 할지 내게 가장 와닿는 정보중 하나였다.

반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사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식물에도 마리모라는 반려식물이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았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키워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역시 식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새순이 돋고, 꽃이 피는 그런 변화들에 비할 바는 아니긴 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재테크도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완벽한 것은 없다. 역시나 가드닝에서도 식테크가

등장한다.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식물의 개체 수와 소비의 관계에 따라 식물도 그런 수단이 된다는 것은

역시 경제현상의 자연스러운 단면이다. 그저 단순하게 다육이 열풍이 불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신기한

객체가 참으로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식물들도 생겼다.

우리 집에도 꽤 여러 종의 다육이가 있는데 역시 경험에 대한 내용들은 더 와닿는다. 공감백배!!


책 속 대표 이미지 스티커도 재미있다. 소품 식물로 들여서 제법 부피가 커가는 식물들을 보는 재미는

역시 키워본 사람만이 아는 뿌듯함이다. 장성한 잎들 사이에서 새롭게 돋아난 연한 잎들은 정말 영롱함

그 자체라 자꾸만 눈이 간다. 기분 좋은 에너지를 느끼는 식물 키우는 보람.


책 옆에 보이는 이름도 잘 모르겠는 저 다육이는 무려 11년 전 도서관 선생님이 중국으로 잠깐 들어가는

바람에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여전히 건실하게 살아있다. 사실 여러 번의 고비를 넘겼는데 다육이의

특징상 잎사귀 하나만 있어도 그 생명체를 이어가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조만간 원래 주인이었던 선생님에게 분양을 해주는 게 목표라 요즘은 집안에 들여놓고 눈길로 정성을

더하는 중이다. 신기하게도 식물은 손이 가는 만큼 그 효과가 확실히 보인다는 게 그간의 내 짧은 경험상

얻게 된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물론 물과 바람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더해져야 하는 중요한 조건.


웹툰으로는 완결이 되었으나 아직 책은 1권만 나왔지만 다음권이 벌써 기다려지는 시리즈다.

조만간 작가의 <여탕 보고서>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코로나로 이제는 꿈같은 주제가 된 것 같지만

역시 경험을 토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그 자체가 시간여행이 되는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 나를 채운 열일곱 가지 맛 에디션L 4
김단비 지음 / 궁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와 둘이 읽던 그림책 이야기를 도서관의 아이들과 함께 하다가 더 많은 아이들과, 또 어른들과

같이 읽고 어린이책을 매개로 참 많은 일을 했다. 어느덧 돌아보니 여전히 나는 종종 그림책을 읽고, 

글과 그림을 매개로 한 일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이를 키우며 다시 읽기 시작했던 그림책부터 어린이 책들을 읽는 시간에 나는 종종 내 어린 시절의 

한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했고,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이 책은 꼭 함께 읽어야지 했던 책들을 

실제로 함께 읽으며 감회가 새롭던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17권의 책들 중 꽤 여러 권을 많은 아이들과 독후 활동으로 했던 터라 반갑고,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던 시간이었다. 어린이 책을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책을 지원해 줄 수 있었던 시간이 가장 보람 있었고, 또 마음 한편에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별것 아닌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게는 큰 행복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고, 책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의 많은 에피소드는 내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동심은 어린이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 한편에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가, 문득

꺼내 먹는 알사탕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가오

는 문장이 다르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문장이 있듯, 그 나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각인시키게 

되는 것이다 보니 어린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저자는 책에서 어린이 책을 여러 가지 맛에 비유한다. 넉넉한 맛, 따뜻한 맛, 노동의 맛, 기억의 맛,

삶의 맛, 모자란 맛, 추억의 맛, 까칠한 맛, 가난의 맛, 결핍의 맛, 눈물의 맛, 세월의 맛, 자연의 맛,

충격의 맛, 그리움의 맛, 치유의 맛 그리고 상상의 맛.

10년이 넘는 시간을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했던 습관으로 여전히 나는 종종 어린이들과 함께 읽었으면

좋은 책들을 발견하면 마음이 설렌다. 


 


요즘은 책 이야기 대신 그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같은 그림이라도 어린이의 시선으로 보는 느낌이 또

다른 책 이야기처럼 사뭇 즐겁다. 책 속에 소개된 어린이 책 중 서너 권을 꼽아 두었다. 

저자가 꼽은 다양한 맛들의 향연을 느껴볼 기대로 또 설렌다. 오랜만에 우리 집 한편의 어린이 서가를

여러 번 기웃거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또 다른 추억여행 같은 시간이었다.

어린이 책을 함께 읽는 어른이 많아지면 관계의 온도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기 예쁜 아이가 있고
예쁜 아이 노래가 있을 줄 알았는데
거기 오히려 예쁜 그림이 있었다.
   - 시인 나태주의 말 -


크리스마스이브에 도착한 신간은 따뜻한 함축 언어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나태주 시인의 시와, 

아이돌로 더 잘 알려진 유라의 그림이 시와 어우러져 사계절을 풍경을 감성적으로 담아내었다.


 

🌱 봄이 피고  🌊 여름이 흐르고 🍂 가을이 익고  🌧 겨울이 내리다 라는 테마 아래

네 개의 계절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시와 그림을 감상하며 지나간 사계절을 돌아본다.

일상의 공감 가득한 문장들을 탁월한 시어로 표현하여 세대를 아우르며 다작의 시를 꾸준히 발표하는

시인의 문장들은 세대차를 넘어 한 권의 시집으로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 번에 읽어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를, 일 년의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시는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책 속에 담긴 그림들을 감상하다 보니 평소 잘 알지는 못했지만 느낌 좋은 그림 솜씨를 지녔다는 생각에

자료들을 찾아보니 마침 시화전이 함께 진행 중이다. 원화 감성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일정을 체크했다.

올해는 벌써 여러 차례 눈을 마주했다. 어쩐지 올해는 눈이 제법 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겨울 감성은 역시 눈이지만, 막상 현실에서 눈은 교통체증과 미끄러운 길을 걱정하게 만드는 생활인의

감성은 또 어쩔 수가 없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복하게 쌓인 눈은 또 다른 평온한 느낌이 좋다.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눈은 또 한 해를 풍성하게 하는 자연현상이니까.

사계절 감각 고스란히 느끼며, 일상의 팍팍해진 일상에 촉촉한 단비가 내린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세대를 아우르는 고운 감성 탓일 게다.

주옥같은 그의 시는 많은 생각도, 돌려 표현하기도 아닌 그야말로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들이다.

그래서 편안하다. 일상의 매 순간은  老 시인의 문장 속에서 말랑말랑한 언어로 시가 된다.

12월부터 신년 초로 이어지는 시간은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로 잔뜩 들뜨기 마련인데

고요하게 시집 한 권과 함께 마무리했던 한 해의 마무리가 또 좋았던 시간.

시는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또 시가 좋은 이유.

마침 시화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근처 미술관 동선에 일정을 잡아 마지막 날 들러보았다.

책 속 원화의 느낌이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원화전은 조촐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책 속 시화에서

물감의 텍스처가 무척 진하게 다가왔어서 기대보다는 조금 아쉬웠으나 출간과 더불어 반가운 전시였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