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로 27세이며, 요즘들어 공시라는 말이 생겼을 만큼 경쟁률이 제법 올라간 9급 공무원에 합격했고, 지금 현재 그냥저냥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은 물론이고 누나들도 다 좋아하셔서 기뻤다. 나도 부와 명예같은 것이야 상관없겠지만(9급공무원이 뭔 얼어죽을), 그래도 굶어죽지는 않고 살겠구나... 그리고 예전에 장정일이 말했던 것처럼 8시 30분 정도에 가서 6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하고 그 이후에는 책이나 읽으며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었다. 특별히 뭔가를 알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읽은 것은 아니고, 그냥 순전히 '재미있으니까' 읽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허세'를 부리기도 했고, 최근에는 그래도 좀 그 '허세'는 죽어가는 것 같다.
내가 열등감을 지니고 살게 된게 어떤 이유일까. 이유는 간단한 것 같다. 안면장애 4급이라는, 생각해보면 병원에서 만났던 여러 사람에 비해서는 비교적 낫지만 학교에 들어가면서 옆에 있는 아이들과 비교해서는 완연한 차이가 있었다. 나 스스로의 성격도 소극적이고, 사람 대하기를 어려워 했던지라 더 그런 탓도 있었지만, 지금으로 치면 은따정도가 되었다.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에는 또래는 아니였지만, 동네 형들과 같이 놀았고, 내가 다른 사람하고는 좀 다르다는 걸 크게 인지하지는 못했었다. 초등학교 반 친구들의 반응에 아마 많이 상처컸었던 것 같다. 그때 이후로 관계불능에 가깝게 변했을까?... 생각해보면 지금 같으면 더 심한 괴롭힘에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하다가 대학도 진학하고(생각해보면 전혀 그럴 성적이 아니었는데) 부모님이 노령에도 불구하고 어쩌어찌 돈을 구해서 4년 내내 학자금 대출없이 졸업을 했다. 장학금도 뭐 얼마되지도 않는 정도의 장학금만(100만원 이었나)한번 받아서 4년 내내 고생만 시켜드렸다. 졸업하자마자 취직도 하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힌 인생은 아닌 것 같다. 아직 살날이나 많이 남아 있으니 어쩔지도 모르지만.
대학교 재학 시절에 읽은 책 중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있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었다. 왜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나 하면, 요조와 내가 비슷하단 생각이 들어서 였는지 모르겠다. 부끄러움과 공포감에 휩싸여 자학하는 인물. 사실 지금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느꼈다. 뭐, 사람이란게 여러가지의 정체성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 속에도 요조와 같은 구석이 있겠지만, 나는 특히 많이 비슷함을 느낀 것 같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열등감인 것 같다. 사실 내가 어디 불편한 것도 아니고 사지는 멀쩡한데, 주변에서 너무 나를 생각하는 것 같다. 배려차원이지만 불쾌한 감정도 느낄때도 있고, 지금은 나 스스로도 너무 의존적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나 스스로의 상태를 말하자면 많이도 의존적으로 되었다. 사실 스스로 일을 진행시킬 능력도 생각해보면... 솔직히 없다. 유능한 일꾼은 아니다. 밥만 축내는 밥벌레일까? 그냥 다른 사람에게 최대한 피해가 안가게 열심히 따라 갈뿐.
취직을 하고나니 아무래도 어른들은 가정을 가져라 권한다. 뭐 권한다기 보다는 항상 나오는 말이라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 그런 압박을 슬슬 받는다. 가정을 가지기에도 스스로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부담도 된다. 배우자를 사랑해서 연애를 해서 결혼했다 치더라도, 타인이 같은 방을 공유하며 산다고 생각하면 어색하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여러가지 현실적인 조건을 생각해보면 가능할까? 하는 생각만 든다. 어머니 아버지에게 죄송하지만, 솔직히 장애를 가진 사위를 들이고 싶어 할까. 거기다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씩 아프기도 해서 수술까지 해야되는데...
그렇다고 이런 것때문에 특별히 누굴 원망하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나 너무 못났다. 스스로도 사랑하지 못하는데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매력적인 이성이 있어도 다가가지 못하고, 그냥 다시 방으로 돌아가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있어도, 똑같이 그냥 방으로 가버리고... 도저히 이 습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똑같은 일상의 모습이지만, 하루종일 책 읽다가, 어떤 쿵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는 나 자신을 생각하니 한심해서 그냥...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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