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기계의 리듬에 맞서 인간의 리듬을 유지하는 행위이다.

- 주노 디아스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 신용호 (교보문고 창립자)

 

*

 

우리는 모두 완성되지 않은 한 권의 책이다.

- 소피 카사뉴브루케

 

*

 

무엇인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어딘가로 열려 있고 시간이 기록되는 장부가 있다.

- 앙리 베르그송

 

*

 

때와 장소를 가려 책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일정한 경지에 올라 있는 사람이다.

- 이문재

 

*

 

한 사람이 어떤 책을 열여덟 살에 좋아했다고 해서

마흔여덟에도 좋아하란 법은 없다.

- 에즈라 파운드

 

*

 

정원을 바라보며 창가에 서 있는데, 서재를 채우고 있던

온갖 살아 있는 책들이 부드럽게 소곤대는 소리가 들렸다.

-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서재에 진열된 책들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 니콜 라피에르

 

*

 

어떤 책은 주방에서 읽히고, 어떤 책은 거실에서 읽힌다.

그러나 진정으로 좋은 책은 아무 데서나 읽힌다.

- 토머스 챈들러

 

*

 

책 읽기는 어디에서 이루어지든 간에 그 장소를 피정의 장소로 정화한다.

- 장석주, 『만보객 책 속을 거닐다』

 

*

 

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하듯이 방 안에서, 도서관에서, 지하철에서, 기차에서,

버스에서, 나무 밑에서, 앉아서, 비스듬히 기대어서, 누워서 소설을 읽었다.

- 김화영,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

 

기차, 침대, 풀밭 등 우리가 책을 읽는 공간은 책의 모습과 무게,

인쇄된 활자의 형태와 함께 우리의 독서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 자크 루보

 

*

 

서점의 고요함과 외교적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는 피난처다.

- 파트릭 모디아노

 

*

 

나의 '우주'. 이것을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이라고 부른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바벨의 도서관」

 

*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 빌 게이츠

 

*

 

저 하늘나라에 있다는 천국은

엄청나게 큰 도서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가스통 바슐라르

 

 

 130326. 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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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책 소개, ★ 별 표 뒤에는 그 책에 대한 코멘트 순으로 정리.

 

 

 

불온한 사회를 서늘하게 응시하며 우리 시대 삶의 비의를 날카롭게 파헤쳐온 소설가 안보윤의 첫번째 소설집. 2005년 장편소설 <악어떼가 나왔다>로 제1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유사 이래 최고의 경제적 번영을 맞이하고 있는 세계에서 비인간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하며 무엇이 그들을 아프게 하는지, 과연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 되묻는다.

이 소설집은 등단 후 십 년 동안 강렬한 작의와 거침없는 발상, 통쾌한 추진력으로 <오즈의 닥터>, <사소한 문제들>, <우선멈춤>, <모르는 척> 등 총 다섯 권의 장편소설을 상재하며 자기만의 소설세계를 개척해온 안보윤의 모든 문제의식이 집약된 총체적 결과물이다.

 

★ <악어떼가 나왔다> 이후 꾸준히 챙겨 읽고 있는 보윤님의 첫번째 소설집.

전작 <사소한 문제들>이 워낙 강렬하긴 했지만, 그래도 보윤님의 소설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고 싶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446권. 시집 <간결한 배치>(2005)와 <생물성>(2009)을 통해 최소화한 언어와 담백한 묘사,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구조가 빚어낸 특별한 감각과 인식의 신세계를 그려온 시인 신해욱의 세번째 시집.

일상에서 채록됐지만 살짝 현실을 비껴가는 겹겹의 시간들, 검게 타들어가거나 하얗게 명멸하는 언어들, 그리고 '나'에게서 비롯됐으나 매일 아침 변신을 거듭하는 무수한 '나-들'의 투명한 목소리들이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에 남겨놓았던 '신해욱의 웜홀'은 이번 시집에서 좀더 전면화된 모습을 띤다. 바둑판 위에 흰 돌과 검은 돌이 종잡을 수 없는 방향과 형태로 놓이듯 신해욱의 시들은 조금 더 고요하게, 조금 더 정교하게, 조금 더 긴 보폭으로 마음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곳에서 '실물보다 큰 생각에 사로잡히게'된 시인은 '가청권 바깥에서/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소리들을 좇아 설령 가슴이 터질 지경에 이르더라도 기꺼이 '너-당신' 혹은 제3의 인물이 되어보는 '아름다운 악몽' 속에 발을 담근다. 이 악몽은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꿈이면서, 누구나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젖니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동화 속 여정이기도 하다.

 

[뒤표지 글(시인의 산문)]

syzygy. 이 단어를 본 순간
난감한 에로티시즘에 사로잡혔다.

y가 세 개나 들어 있는 저 기묘하고 투박한 조합.
선뜻 읽히지가 않았다. 읽기보다는
만지고 싶었다.

어떻게 만져야 하나.
뜻을 새겨 탁본이라도 떠야 하나.

사전에 나오는 풀이는 다음과 같다: 삭망(朔望). 연접(連接).
천문학에서는 해와 달과 지구가 일직선에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한다.
생물학에서는 무슨 원생동물의 생식법이라 한다.
그 밖에 수학, 심리학, 철학, 심지어 시학에서도 쓰인다는데……
그렇다는데……

닿을 듯 닿을 듯
소리는 혀에 닿지 않고
뜻은 뇌에 닿지 않는다.
해와 달과 지구의 일직선은 나의 시야에 닿지 않고
원생동물의 생태는 나의 삶에 닿지 않는다.

닿지 않는다.

그러니 이 책의 이름을 syzygy라 짓는 수밖에 없다.
부적을 붙이는 심정이다.

 

★ 와! 해욱님의 새로운 시집ㅎㅎ 제목에 먼저 눈이 갔는데, 해욱님의 시집이었다ㅋㅋㅋ

 

 

김종은은 어떤 물리적 입자들 같은 도시적 인간들의 삶에 형식과 리듬을 부여하며 그저 비릿한 삶의 구석과 층층을 사선으로 비추는 소설로 2003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세상은 더 각박해졌고 심지어 잔인해졌다. 김종은은 여전히 지금 우리 사회에 밀착한 날렵한 문체로 너무 처량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현실의 질곡을 녹여낸 소설을 쓴다.

그의 소설 여덟 편을 묶은 세번째 소설집, <부디 성공합시다>가 출간되었다. <부디 성공합시다>는 자의적으로 피로를 선택한 후 열정을 배합하여 도무지 알 수 없게 된 감정으로 하루를 꾸역꾸역 밀어내는 이 시대, 소소한 불행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종은 소설 속 인물들은 붙들고 있는 것이 허상임을 짐작하면서도, 그 허상을 쥐기 위해('부디 성공'하기 위해) 분투한다. 그러나 종국에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모든 것을 떨어내며 소박한 각성에 도달하고, 일부는 나아가 그러한 삶을 실천하며 살아간다.

 

★ 표지 어쩔ㅠㅠㅠㅠㅠㅠㅠ 왜케 귀엽지ㅠㅠㅠㅠㅠㅠ 내용도 내용이지만, 표지 때문이라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ㅎㅎ

 

 

 

소설가 김사과의 첫 번째 에세이. 여행도 아니고 거주도 아닌 채, 이방의 관찰자로 부유한 몇몇 도시에 관한 이야기다. 2007년의 뉴욕부터 포르투, 베를린, 그리고 다시 2012년의 뉴욕까지, '모든 것을 지나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버릇'을 가진 김사과 작가는, 여러 도시에서 만난 사람과 사건, 정서, 날씨, 기온, 마음의 내밀한 동요들을 독특한 질감으로 내레이션한다.

뉴욕의 오리지널 힙스터와 베를린의 핫한 클럽과 월스트리트 노동절 행진과 조울병에 걸린 금발미녀와 빈대 퇴치 매뉴얼과 지젝이 공존하는, 어쩌면 가장 김사과적이면서도 김사과적이지 않은 에세이. 2010년대 지구 위에 사는 현대인의 기본적인 정서상태에 관한 나른하고 건조한 리뷰다.

 

★ 나른하고 건조한 리뷰라는데 제목인 '설탕의 맛'과 대비되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ㅋㅋㅋ

사과님의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에세이부터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택 시인의 에세이. 김용택 시인의 하루는 고요하고 심심하다고 했다. 심심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골은 너무 조용했고 심심해서 강물도 바람도 나무도 다 자세히 보였고 자연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시를 이야기하고 꽃을 꺾어들고 집에 가는 일이 그의 행복이고 시의 영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조용하게 심심하게 살다보니 사람들이 너무 서두르기만 하는 것이 보인다고 그가 말한다. 사람들은 분명 무언가를 잃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고 질주하고 있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과 일상과 자연과 예술을 찾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먹을 밥을 푸면서도 예술을 만나고 어린 제자들의 시를 보면서도 예술을 만난다. 자신이 만나는 일상을 고마워하며 모든 사람과 자연에 가득찬 풍요로운 예술을 발견한다. 이 책에 실린 산문은 그가 그동안 느낀 일상의 아름다움과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잃어버린 작은 것들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글이다. 소중한 하루를 기쁘게 즐겁게 받아들이는 그의 순수한 마음이 시적인 산문으로 그려져 있다.

 

 

★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라니ㅠㅠ 이런 제목 참 좋다ㅠㅠㅠㅠㅠ 시인의 하루는 고요하고 심심했고, 심심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용택 시인의 에세이. 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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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라이프'로 아쿠카타와 상을 수상하고, <퍼레이드>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요시다 슈이치가 2008년 6월에 발표한 연애소설.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의 운명적인 재회와 비극적인 사랑의 행로를 통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

한 아이가 계곡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아이의 엄마. 그러나 그녀는 이웃집 남자가 공범이라고 말하고, 이웃집 남자의 아내 역시 둘 사이가 의심스럽다고 증언한다.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는 이들의 관계를 수상히 여겨 조사에 나선다. 그리고 16년 전 잘못 시작된 슬픈 사랑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하타케야마 스즈카의 유아 살인사건을 소재로 했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남자와 그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여자, 그리고 이들의 과거를 추적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기자의 시점에서 전개되며,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저질러진 추악한 욕망이 남긴 그림자를 찬찬히 드러낸다.

 

*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선정한 2008 최고의 책 베스트 30
잡지 <이코진>에서 선정한 2008 진심으로 추천하는 최고의 책 문예부문 1위

함께 있으면 누구보다 마음이 놓이는 사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두 사람,
있을 수 없는 사랑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요시다 슈이치 최고의 연애소설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퍼레이드> <악인> 등의 작품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가 2008년 6월에 발표한 최신 연애소설이다. <파크 라이프>로 아쿠타가와 상을, <퍼레이드>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작가로 자리 잡은 요시다 슈이치는 2007년 인간 내면의 악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 <악인>을 발표하며 예술적 기량이 만개했음을 보여주었다.
최신작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작가 스스로 대표작이라고 여길 정도로 평단과 독자의 지지를 동시에 받았던 <악인>의 테마를 더욱 발전시킨 또 하나의 걸작으로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들의 운명적인 재회와 비극적인 사랑의 행로를 통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

한 아이가 계곡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아이의 엄마. 그러나 그녀는 이웃집 남자가 공범이라고 말하고, 이웃집 남자의 아내 역시 둘 사이가 의심스럽다고 증언한다.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는 이들의 관계를 수상히 여겨 조사에 나선다. 그리고 16년 전 잘못 시작된 슬픈 사랑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요시다 슈이치의 새로운 걸작 <사요나라 사요나라>
젊은이들의 일상과 내면 풍경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들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던 작가 요시다 슈이치가 <사요나라 사요나라>로 한층 성숙된 면모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충격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작가 최초로 일간지에 연재했던 <악인>에 이어 주간지 연재에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다. 매체 특성에 맞게 당시 일본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하타케야마 스즈카의 유아 살인사건을 소재로 끌어들인 작가는, 범죄가 일상화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그리기 위해 가장 통속적인 소재를 끝까지 밀어붙여 극단적인 사랑의 모습이 드러난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어떤 사건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대도시 근교의 조용한 계곡에서 벌어진 잔인한 근친 살인 사건은 겉모습과 다른 욕망으로 들끓는 내면을 가진 사람들의 격정적인 마음속 풍경이 가감 없이 드러난 모습이다. 그런 배경에서 악연으로 맺어질 수밖에 없었던 남자와 여자가 ‘운명의 상대’로 안타깝게 다시 만난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는 기자의 눈동자에 한여름의 끈적끈적한 무더위와 조용한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이 극적으로 대비되며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다. 인간 내면에 도사린 ‘욕망’과 ‘사랑’의 극단적인 형태를 탐구하고 있는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한순간 저질러진 ‘범죄’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그리고 그 치명적인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궁극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지 모색하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의 새로운 걸작이다.

사랑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범죄’로 인해 촉발된 인물들의 안타까운 사랑을 미스터리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악인>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극한의 상황에 처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비틀린 애증 관계를 심판대에 올려놓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남자와 그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여자, 그리고 이들의 과거를 추적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기자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저질러진 추악한 욕망이 남긴 그림자를 독자들 앞에 찬찬히 드러낸다. 그런 다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극단적인 사랑의 행태를 보여주며 욕망의 감옥에 사로잡힌 우리 내면의 죄의식을 역설적으로 일깨우려 한다.
작가는 작품 서두에서 가장 가까운 근친 간에 벌어진 살인사건을 보여주며 ‘원죄의식’에 호소하려 한다는 것을 넌지시 예고한다. 그리고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의 시선을 통해 겉모습과 다른 주인공들의 진짜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기자의 관음적인 시선을 따라가는 우리 모두가 결국 가해자의 편에 서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통해 사랑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희생에 있다는 것을 주인공의 강렬한 눈빛으로 말없이 강조한다.

거부할 수 없는 극한의 사랑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작가가 고백했을 정도로 강렬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요나라 사요나라>는 극단적인 설정으로 인하여 뛰어난 완성도와는 별개로, 독자들 사이에서 찬반이 극명하게 나뉘는 반응을 얻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윤리관과 연애관을 스스로 시험하게 만드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은 작품이라는 독자 평이 있을 정도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주인공들의 복잡한 내면을 적절한 어휘로 그려내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두 사람의 만남과 사랑의 감정을 운명의 상대로 이해할 수 있게끔 설득력 있게 그리는 데 성공하였다. 요시다 슈이치의 절정에 오른 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다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묘한 여운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다른 독자들과 독후의 감상을 이야기하고 싶게끔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는 흡입력이 넘치는 놀라운 작품이다.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비극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그 운명을 거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독자들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이고,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란 무엇인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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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요시다 슈이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 소설 『사요나라 사요나라』입니다.

 요시다 슈이치를 처음 접했던 소설인데, 제목과 띠지에 혹해 연애소설인 줄 알고 빌려 읽었는데

읽다보니 추리소설이어서 멘붕이 왔으나, 더 집중있게 읽혀서 여운이 더했던 소설.ㅎㅎ

 

집에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소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가 있는데, 조만간 읽어보려구요.

작년에 와우북페스티벌에 같이 갔던 친구가 구매한 『캐러멜 팝콘』도 읽어보고 싶네요 :)

 

p.s 인상 깊은 구절을 메모해뒀던 걸 한참 찾았는데 못 찾고 결국 책 정보만 이렇게...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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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되는 마스다 미리의 첫 번째 여자 산문집이다. <아빠라는 남자>, <엄마라는 여자>를 통해 에세이가 소개되긴 했으나, 이 책은 마스다 미리가 '여자공감만화가'에서 나아가 '여자공감에세이스트'로 확장되는 첫 책이다. 마스다 미리의 대표작인 '수짱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수짱'이라는 캐릭터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진짜 내밀한 여자들의 속마음이 가감없이 드러난다. '수짱'이 조금은 믿음직스럽고 단단하고 담백한 여자였다면, 마스다 미리는 작은 일에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에세이는 '법령선'이라는 소재에서 시작한다. 중년의 여자 캐릭터는 어떻게 그릴 것인가? 법령선, 즉 팔자 주름을 그릴까 말까. 작은 고민이지만, 여전히 여자이고 싶은 요즘 3,40대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여전히 스무 살 시절처럼 작은 일에도 감탄하고 기뻐하며 산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팔자 주름과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이 걱정되지만, 마음속에는 배짱이 생겼음을 마스다 미리는 포착해낸다.

마스다 미리는 어른의 정의에 대해,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한다. 어른은 '보험'을 들어 어른스럽게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여전히 성장하는 사람들이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 그러니까 즐길 일이라고 말한다. 오늘의 서른과 마흔의 여자들에게 어른이라는 부담감과 두려움 대신 어른이 되어 생긴 배짱과 힘을 즐기라고 한다. 팔자 주름은 남 일처럼 생각하고 싶은 '여자 마음'은 언제나 유지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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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문학동네 부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로 '마스다 미리'였다. 할인율이 높은 편이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스다 미리의

책을 구매하려고 책을 고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후, 한 번 읽어봐야지 했으나 이제야 손이 간다.

바로 이 책, 마스다 미리의 첫 번째 여자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때문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들고 잠깐 읽는데,

책장을 덮고 나면 그녀의 만화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 그리는 만화는 어떨까, 궁금해져서 말이다.ㅎㅎ

 

20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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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티타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4월
품절


"윤진아. 우리 길고양이들 보면 가엾지? 세발자전거 타고 도로로 막 내달리는 꼬맹이들 보면 가슴이 철렁하지? 갓 태어난 강아지들 보면 귀엽다 못해 애달프잖아. 아,저 녀석들이 또 세상에 태어나서 때로는 귀염 받고 때로는 버려지겠구나,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리지? 그게 모성애야. 나보다 더 작고 가녀린 것들을 보살피고 싶은 마음."-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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