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전문의 - 하 밀리언셀러 클럽 123
라슈 케플레르 지음, 이유진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1. 

10년전 아이를 납치당했던 가족에게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유나는 식탁위에 명함을 두고 온다. 

복지담당 공무원과 피해자 가족지원 그룹의 전화번호. 

맞아.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회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 

고통의 치유를 위해 마땅히 국가가 세금으로 이런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1990년대 초반, 개혁이라 불리며 시행되었던 정신보건 분야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울레르 오케르 정신병원은 여전히 운영 중이었다. 이 구조조정 탓에 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수용 병원을 떠나 강제로 자립해야 했다...... 수용 환자들은 감소했지만, 노숙인들은 그와 같은 수로 증가했다.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결과 대규모 경제 위기가 스웨덴을 강타하자 어느 주 의회도 환자들을 다시 데려올 재원이 없었다. 

유나가 정신병원으로 가는 중에 설명되는 문장이다. 

음...... 스웨덴도 구조조정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봐. 그리고 그 개혁의 결과 복지는 후퇴하지. 

경제위기 때문에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노선을 선택한 결과 대규모 경제위기가 온다는 표현은 

더욱 인상적이네. 

잔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범죄소설의 한 모퉁이에 있는 문장이다. 

이런 문장을 대중소설에 쓰고, 읽는 스웨덴 사람들이 부럽다. 


음울해 보여. 유나는 생각하며 사실은 이런 종류의 장소는 사람이 회복될 곳이 아니라 보된되는 장소라고 혼잣말을 했다. 

정신병원에 대한 유나의 생각. 사실은 라슈의 판단이겠지. 

맞다. 정신병원 뿐 아니라 나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병원이 그렇게 느껴져. 왜 그럴까. 


나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문장 "과거는 결코 죽지 않았고, 심지어 아직 지나가지도 않았다." 를 인용하고는 했다. 사람에게 일어났던 모든 소소한 일은 현재에도 따라다닌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모든 체험은 모든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만일 그 점이 정신적 외상 체험들에 대한 것이라면 과거는 현재에서 거의 모든 공간을 차지한다. 

정신적 외상. 현재에서 거의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과거의 고통이라니. 

과거는 죽은 것이 아니고, 심지어 아직 지나가지도 않은 현재의 고통이라는 말은 

정말 그래. 끝나지 않는 고통, 지속되는 고통이란 중단된 시간이다. 



2. 

라슈 케플레르, 이사람 뭐하는 걸까. 

최면으로 집단치료를 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당한 사람들, 그래서 시간이 중단된,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사람들이 

최면상태에서 내면에 숨겨둔 학대당했던 과거의 경험을 말하고, 서로 들어주고 공감하며 치료를 한다.

이 집단에 고문전문가도 있어서, 고문 행위를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보면서 즐기던 최면 상태의 고백을 

학대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듣게 하는것이 어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거야. 


고문을 한 사람도 고통스럽다고? 그렇겠지.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 

학대당한 피해자들에게 고문전문가의 영혼을 들여다보게 하다니. 잔인하다. 

반대로 저 고문전문가가 피해자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상상이 되는 바람에 소름끼쳤다. 

소설속 살인자보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작가가 더 잔인하다. 


캐릭터의 개성도스토리의 박진감도, 구성의 조밀함도 무엇하나 라르손과는 비교가 안된다. 

라슈는 자기가 뭘 쓰는지 모르는 느낌이다.

흉내는 내지만 산만해.

유셰프를 냅두고 에릭의 과거로 가는것도 집중력을 떨어트리고이야기가 따로 놀고

스토리가 맥락없이 길을 잃고 헤멘다는 느낌


교통사고로 이틀이나 누워 의식이 없던 켄넷이 의식을 회복하고 한나절만에 일어나서 범인을 추적하러 간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것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왜 이럴까? 자기가 아는 단서를 경찰에게 알려주면 되잖아.

왜 이렇게 말도 안되는 멍청하고 무리한 스토리를 만들까.


속는 셈치고 한번더 이 작가를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피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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