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7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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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 한명의 독특한 캐릭터는 세세미 바이히브로트다. 

곱사인 그녀는 잘 교육받은 여성으로 귀족이거나 부자집 여자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 교장이었다. 

그녀는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며, 부자는 아니지만 잘 살아간다. 

그녀가 장애인이라서 특별히 조롱받거나 소외되는 장면이 없다. 

그녀는 독신으로 역시 독신인 언니와 평생을 산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의 지위와 많이 달라서, 눈여겨 보게 된다. 

우리 사회는 저 독일로 부터 1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장애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며 이웃하여 살지 않고 있다.  

100년 전의 독일 보면서 부끄러운것이 많다. 

현재의 독일과 비교하는 것도 아닌대 말이다. 


부덴부로크가 아들들에게 전해지는 글귀

"내 아들아, 낮에는 열심히 일을 해라. 그러나 밤에 편히 자지 못할 일은 하지 말아라."

의미 심장하다.

봉건적 신분을 핏줄로 이어받은 귀족이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부자가 된 부르주아 가문 답다. 

밤에 편히 자지 못할 일이란 표현은 절묘하다. 

법에 금하는 일이 아니고, 폭력적인 일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헤치는 일도 아니고 

밤에 편히 자지 못할 일이란, 내 양심에 위배되는 일이다. 

돈벌기 위해 양심을 팔지는 말라는 말이지. 


대한민국 재벌가의 아들들은 핏줄로 이어받는 귀족에 더 가까워서, 금수저 물고 나오면 땡이니까. 

낮에 뭔짓을 하든 돈만 많이 벌면 밤에 다리 쭉 뻗고 잘 잘것 같아. 

천문학적인 재산을 상속하며 세금도 안내는 걸 뭐, 양심은 고사하고 법도 안지키는 분들이라. 


재벌가는 그렇다치고 

여전히 장애인들을 이웃으로 인정해 살지 않으며 우리는 밤에 편히 자기 어려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여전히 격리하여 안보이는대 가두기에 바쁘고, 소외시켜 함께 살지 않으니까. 

우리의 양심은 낮에하는 차별위에 잠들기 힘들어야 하지 않을까.  



2. 

만은 26세에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로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고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누리고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 여든에 죽었으니 부족함없는 삶을 살았다. 

그가 유서에 동성애자라는 고백을 썼다는 것을 알고나니 많은 것이 다르게 보인다. 

기독교 전통에 의하면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었고, 나찌는 유대인과 함께 동성애자들도 가두고 학살했다. 

평생을 완벽하게 속이고 살아서 아무도 그의 성정제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죽음을 맞으며 유서에 밝혔다. 

평생 누린 명예에도 불구하고 삶의 무게가 그에게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그래서 그는 여성과 장애인의 캐릭터를 이렇게 잘 쓸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성소수자를 차별하면서 잘자는 밤도 정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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