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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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케플러가 여기서 "소리의 화음"이라 한것은 행성마다 그 움직이는 속도에 대응되는 음이 있다고 행각해서이다. 그는 행성들에 당시 유행하던 라틴 음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를 대응시켰다. 행성 구들이 이루는 조화 속에서 지구의 음정은 파와 미였다. 케플러는 지구는 끊임없이 파와 미를 웅얼거리니 라틴어로 '파민' 즉 '굶주림'을 연상케 한다면서 이 서글픈 단어 하나로 지구를 제대로 묘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보잘것 없는 시골학교의 수학 선생이며 평민 출신이던 케플러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들의 운동의 법칙을 발견하여 정리한후 스스로 '비록 적게나마 지극히 높으신 신의 환희를 맛보게 됐다.'고 썼다.

지구에 대한 묘사로 굶주림을 떠올리는 천체물리학자다. 이 책은 이런 재미가 있다.

비록 케플러의 법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그의 평생에 걸친 수고로 그는 벌견의 환희를 맛보핬고 우리는 우주의 이정표를 얻었다. 

칼세이건이 케플러에게 바치는 문장 

우주의 이정표를 만든 거인, 너무 일찍 태어난 비운의 천체 물리학자, 마녀사냥이 횡횡하던 시대 

미신과 폭력, 약탈과 고문살해의 시대를 살다간 케플러가 죽고 12년후 뉴턴이 태어났다. 


1666년 스물세살의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학생이 됐을때 흑사병이 돌았다. 그래서 뉴턴은 자신이 태어난 외딴 고향마을 울즈소프에 내려가서 어떤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고 1년의 세우러을 편히 보낼수 있었다. 뉴턴은 그 1년동안에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고 빛의 기본 성질을 알아냈으며 만유인력 법칙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거참. 천재는 이런 사람인가봐. 


죽기 바로 전 뉴턴은 이렇게 썼다. "세상이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히 미지로 내 앞에 그래도 펼쳐져 있다. 

거참. 천재라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로마 카톨릭의 철하자 조르디노 부루노는 1600년에 말뚝에 묶여 화형에 처해진 비운의 인물이다. 브루노는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세상들이 존재하며 그 중에는 생명이 사는 곳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과 또 다른 몇가지의 죄목이 추가되어 그는 화형을 당했다. 

단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던 시대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 대한민국은 아직도 사상을 처벌한다. 우주를 읽으며 인간을 읽는다. 


인류사상사에서 위대한 혁명이 기원전 600년과 400년 사이에 일어났다. 혁명의 열쇠는 손이었다. 이오니아의 뛰어난 사상가들 중에는 항해사, 농부, 직조공의 자식들이 있었다. 그들은 손을 써서 물건을 고치고 만드는 일에 익숙했다. 다른 나라의 사제들이나 서기들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치 속에 자라서 손을 더럽히기를 싫어했지만, 이오니아 인들은 그 근원부터 그들과 달았다. 그들은 미신을 배척하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들을 해냈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히포크라테스, 엠페도클레스, 그리고 데모크리토스 


데모크리토스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우주를 탐구하는 뛰어난 인문학자인 칼 세이건에게 놀란다. 



2. 

대뇌 피질이 사람을 동물적 인간에서 해방시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비나 도마뱀의 유전적 행동양식에 더이상 묶여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대신 자신이 뇌 속에 집어넣은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각자는 한사람의 성숙한 인격체로서 누구를 아끼며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지, 파충류 수준의 두뇌가 명령하는 대로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시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를 관찰하고 인간을 탐구하여, 나를 성찰한다. 


지구에서 살아오는 동안 인류는 못된 진화적 습성을 많이 길러 왔다. 호전성, 그릇된 관습,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 이방인에 대한이유없는 적개심같이 오랫동안 유전돼 온 못된 요소들은 인류의 생존 자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남을 측은히 여길 줄 아는 좋은 천성도 갖고 있다. 

우주에서 보면 국경이 보이지 않는 푸른 점,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르 죽이고 파괴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다는것. 

수천년동안,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니까. 


과연 누가 우리 지구의 편이란 말인가?


우리는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우리의 이웃이 지구의 어디에서 살든 그들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저멀리 지구가 아직 새내기 별이었을 때부터, 우주의 바다로 항해하는 시대까지. 

세이건의 인문학 



3.

앤 드루얀에게 바친다. 

광막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다. 


책을 열면 첫장에 아내에게 바치는 유명한 헌사가 있다.

우주적 성찰을 하는자의 낭만적 사랑고백이다. 부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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