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Kingdom 70
하라 야스히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고전 전쟁물을 고수하여 킹덤만의 작품과 세계관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는 칭찬할 만하다. 카리스마 넘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환기와 솔직한 기백을 가진 신의 대립, 진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안의 비극 등을 팽팽하게 잘 다루어냈다. 액션씬에서 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게 여전히 지적되었지만, 다행히 작화 붕괴는 없었다. 액션씬이 격해질 때 보통 사정없이 작화붕괴되지만 그 희생에도 불구하고 희대 작품이 탄생하는 걸 보면 이게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차피 민간인은 진나라가 쳐들어오든 조나라가 쳐들어오든 마찬가지라는 할머니의 말을 씹어먹고 자신은 비신대라니까 괜찮다는 신의 대사를 그대로 쓴 건 문제가 있어보인다. 이전 리뷰에서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은 진같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강한 대국을 꿈꾸는 일본의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는 작품이다. 비록 신이 약탈 등 범죄적인 행위를 민간인에게 일삼는 환기 부대에게 저항을 한다고 하나, 비신대는 어디까지나 공략전에 참가한 부대로 조군의 총대장인 환기의 방침에 저항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은 장송의 프리렌과 같은 분기에 나와 처참하게 밀리게 되었다. 물론 1~2기에서 여러모로 처참한 실패를 겪은 후 간신히 지금까지 기어올라온 킹덤이나, 이제는 원작의 근본적인 한계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셈이기 때문에 6기가 나오지 않고 끝날 거라는 의견이 많은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주성철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움(동행)

나의 어머니는 시집 오셔서 딸만 내리 둘을 낳고,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60년대에 신흥사에서 아들기원기도

100일 후 언니들과 12년 터울로 나를 갖게 되었다 한다.

딸 둘을 낳고 또 딸을 낳았으니 어머니는 늘 죄인처럼

할 말 다 못 하시고, 아들 못 낳았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외도는

당당했으며 나의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께 순종하며 사셨다.

여자로서의 아픔을 아마도 절에 다니시며 이겨내셨으리라.

짐작가는 대목이, 어머니는 절에 가는 날이 많았고 나도 덩달아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신흥사에 자주 갔던 기억이 있어서다.

사진은 어느 봄날 어머니와 함께 신흥사에서 찍은 것이다.

막내라는 이유로 끔찍이도 사랑을 주셨던 나의 어머니.

이제는 사진으로만 뵐 수 있어 많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1권은 에세이집이고, 이 글이 올려진 2권은 에세이라기보다는 사진첩이라 보면 되는데 이 이야기가 특히 슬퍼서 올려본다. 원래 안 올릴까 했는데 이 글을 보고 꼭 한 번 리뷰를 써보고 싶었거든.

대부분 이 어머니처럼 아이를 양육하셨으면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해결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고생하신 분들은 그 분노를 연약한 자녀들에게 풀게 마련이고, 이 자녀들은 커서 그걸 자신의 자녀나 며느리에게 풀게 되어있거든 ㅋ

내가 절대 결혼을 안 하는 이유이다. 결혼은 당사자끼리의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부모 외 온갖 다른 가족들과 엮이기 마련이기 때문에 결혼에 의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님을 이미 어머니에 의해 간접 체험해봐서 알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울려라! 유포니엄 2기 TV시리즈 VOL.1 UFE - 우리말 녹음+일본 성우 및 스태프 코멘터리 포함 얼티밋 팬 에디션
이시하라 타츠야 감독 / 미라지엔터테인먼트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 그대로 아스카를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만큼 아스카가 섬세히 나오는 대작이다. 그래서 원래 '평범한 소녀 오마에를 중심으로 한 취주악부 다큐멘터리 드라마'였어야 할 장르가 '오마에를 시점으로 삼은 아스카 이야기'로 바뀌었다. 뭘 해도 주목을 받을 수가 없는 오마에.. 그러나 아스카가 다루는 악기가 유포니엄인 만큼, 유포니엄을 다루는 또 다른 유일한 인물로써 오마에가 이전 극장판보다는 핵심 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영화 중반에 아스카가 오마에를 유포니엄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더욱 중요성이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다음 극장판이 리즈와 파랑새로 백합물인데 그걸 암시하는 대사였던가?

그래서 분명 내용상으로는 극장판 1과 연결되는데, 분위기상으로는 전혀 연결되지 않는 신비한 극장판 시리즈가 탄생되었다. 사실 극장판은 제작기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특색이 있는 만큼, 작품별로 따로따로 노는 시리즈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제작 시기가 1년 차이밖에 안 나는데도 이런 두드러진 차이는 신기하기만 하다.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아스카의 존재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렇게 비중이 큰 아스카가 퇴장한 이후에 울려라 유포니엄이 잘 굴러가느냐인데.. 의외로 3기가 호평인 듯하다. 대단하다 ㄷㄷ 이건 원작가의 역량인 듯. 2017년 이후로 울려라 유포니엄을 놓고 쭉 쉬었던 만큼 얼른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양장 특별판)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시 대부분의 여관에서는 술을 팔았는데, 자녀를 보다 안전하게 키우고 싶었던 아이의 어머니는 술을 팔지 않는 대신 다양한 방법으로 여관을 운영해나갔다. 친절하고 소박한 마음을 마음을 가졌던 그녀는 많은 청년에게 무한정 외상을 주었다.

친절한 마음이 세상에 등장할 때 그 마음을 보석처럼 여기는 이도 있지만, 이용하는 이도 있기 마련이다. 청년들은 대부분 외상값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의 아버지는 고급 모피 코트를 사서 입으며 주변의 여관 주인들에게 허세를 부렸다. 여관 주인들은 술을 먹지 않던 아이의 아버지에게 술을 가르쳤다. 급기야 아이의 아버지는 술에 흠뻑 빠졌고, 사촌에게 돈을 빌린 뒤 사라져버린다. 결국 아이와 아이의 어머니는 모든 재산을 빚을 갚는 데 쓰고 거리로 내몰렸다. 이 이야기 속 아이가 바로 '칼 라르손'이다.



그래도 본인은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키움. 그림에서 아이 미소를 봤겠지만, 대체로 다들 행복해보인다(장녀 빼고 ㅋ). 유전자를 벗어나 인생 성공한 케이스라 볼 수 있겠다.

뭐 저기서 배우자가 빠져나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없다 ㅋ 애초에 정신 제대로 된 남자 만나야함. 그게 아니라면 아이는 알아서 살아야죠 어쩌겠어 ㅋ

6살 차이, 부자 아내와 가난한 신랑 사이 결혼이라.. 아이 씀풍씀풍 낳고 고양이까지 키웠다고 하니 그 전시회를 데려간 그분의 취지는 짐작할 만 한다.

다만, 이 책에서 칼 라르손은 결혼할 때 위대한 화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다.

서로 대등하게 되지는 못하더라도 같이 일을 해야 같은 곳을 볼 수 있지 않겠나. 뭐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입만 살은 사람은 질색이다.

또한 늘 술에 취해 칼 라르손에게 악담을 쏟아내고, 빚만 남기고 떠났던 아버지가 홀연 돌아와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그런 아버지를 나라면 어떻게 대할까?

나라면 내 아버지처럼 되지 않게 노력하겠음.

그렇지만 아버지에게 잘 대해주려 노력하겠음. 나는 나고 아버지는 아버지이고.. 그가 살아온 인생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삶을 가족과 분리하려는 정신이 필요함. 우리나라는 그게 너무 부족한 것 같음. 가족이니까 잘 대해주는 게 아님. 나에게 물리적으로 해를 끼친 게 아니라면 그냥 망언을 해도 아 불쌍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잘 대해주는 게 맞음. 왜냐면 아버지 돌아가시면 무지 찜찜하거든. 어머니가 외할아버지 돌아가실 때 인간말종인데도 한동안 괴로워했고 나도 그걸 목격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데드 언럭 20 - 움직일 수 있었어
토즈카 요시후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냐는 질문, 결정했어요. 전 계속 변하지 못해서 괴로운 나머지 죽으려고 했는데(...) 오늘 당신이랑 같이 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정말 즐거웠으니, 변화시켜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변한다는 게 참 좋은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 때 공식커플되는데 안 나오고 끝남 2기 내주시는 거죠???

1. 후코는 초능력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맨살을 만진 사람에게 불운이 닥치는 능력이라서 남에게 폐 안 끼치려고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되었다가 불사 앤디를 만나죠. 죽고 싶은 앤디는 계속 후코에게 플러팅해서 섹스하면 죽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게 됩니다.

근데 여기서 의문인 게 하나 있습니다. 후코가 첫 키스할 때 거대한 불운이 오죠. 그 후로는 그런 불운은 안 옵니다.

그럼 첫 섹스를 하고 나서 불운이 올 때 안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후엔 절대 안 죽겠죠 ㅋㅋㅋ.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은 앤디였습니다. 근데 쓰고나니 후코도 앞일 생각 안 하네요. 지가 먼저 좋아죽으면서 평생 안 좋아하긴 개뿔 ㅋ

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네들끼리의 세상 속에서 행복에 겨워해서 자살 이야기가 무산될 거 같긴 한데(대체 어디가 언럭이란 건지).

이는 파스칼 키냐르의 섹스와 공포가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에도 리뷰가 있습니다. 로마 귀족의 성적 타락에 관한 에세이인데요, 책 중 이런 구절이 있죠. 작가는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이걸 직장에 들고가서 대놓고 휴게실에서 읽은 나도 참..

2. 이 작품의 초능력은 전부 다 Un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목도 언데드 언럭이죠.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게 할수도 있지만, 무언가가 욕망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셴 시앙이 후코가 앤디를 좋아하는 걸 눈치챈 것이죠. 후코는 앤디가 자신의 몸을 허락없이 만지는(...)데도 가까이하려 하고 그로 인해 그 상황에선 가장 닿고 싶지 않은 셴에게 닿게 되니까요.

근데 아무리 샤프트가 제작했다고 해도 그렇지 애니메이션 정말 너무 설명 안 해주네요 ㅋㅋ 원작 만화책 읽는 게 필요할듯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