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두드리다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수록 가슴 한 켠 허전하고 생각이 많아진다. 예전엔 사랑을 하면 그외 모든 관심사는 ZERO에 가까웠는데 요즘은 사랑의 한 켠에 쓸쓸함이 자리한다. 서른이 넘은 결혼 7년차의 여자의 가슴을 수다나 가족과의 일상으로 채우기엔 부족함이 많다. 오히려 기계적인 수다나 반복적인 일상은 빈 가슴을 더욱 비게 만들 뿐 외로움과 쓸쓸함, 허전함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다.

 

빈집을 두드릴 때마다 공허한 소리가 메아리처럼 흘러나와 내 가슴을 두드린다. 그 가슴도 텅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빈집을 두드리는 이유> 중

 

장은진 작가의 소설 속 인물들은 매우 독특하다. 전기를 먹는 여자([그녀의 집은 누구인가])도 있고, 만나는 사람에게 번호를 부여하며 편지를 쓰며 떠도는 남자([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도 있다. [빈집을 두드리다]에 나오는 인물들도 모두 나름 독특하다. 남의 집에서 혼자 개를 돌보는 일을 하는 여자, 잠을 자기 위해 수면실을 찾는 남자, 티슈를 뿌리는 남자, 책을 찢고 연락처를 남기는 남자 등등 어떤 벽癖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일곱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나처럼 외롭다. 딱 나처럼. 내가 '그녀'처럼 생판 모르는 사람의 짐을 보관하거나 그에 대해 궁금해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처럼 함께 보는 책을 찢어놓을만큼 과감한 성격도 아니지만 소설 속 '그녀'와 '그' 들의 마음이 꼭 나 같다.

 

그들이 나 같다고 느끼는 데에는 그들의 어떤 벽이 실제로 나의 행동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꿈이나 잠으로서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것(<나는 나를 가둔다>)이나 티슈는 아니지만 SNS를 날리는 의도가 다분히 외로움과 답답함 한 자락을 보여주려는 것(<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 게 귀찮아서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외롭지 않기 위해 책을 읽는 태도(<나무인형>)는 소설 속 주인공들과 내가 매우 흡사하다.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반항 혹은 일탈로 보이는 책을 찢는 행위(<페이지들>)나 어디든 찾아가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어정쩡한 거리감에 대한 혼란으로 관계를 맺는 행위(<찾아가는 도서관>)는 어쩐지 내가 꿈에서라도 한 번쯤 했을 것만 같은 행동들이다. 그만큼 그들은 모두 나를 닮아 허전하다. 텅빈 가슴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나쁜 이웃>의 그녀 역시 우리 사회에서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게는 영웅과 같다. 어쩜, 저렇게 행동할 수가 있담!  

 

마음 속 깊이 외로우면서 독특한 벽을 지닌 일곱 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향이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모두 한결같이 착하다. 순하다. 어쩌면 이 인물들이 모두 작가 속에서 나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미칠 때쯤 한없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닮은 그 인물들을 말이다. 나 역시 이 인물들을 사랑하게 되고, 이 소설을 쓴 작가마저 사랑하게 된다. 또 자연스레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내가 사는 삶이 안쓰럽기도하고 애틋하기도 해진다. 그리 착하고 순한 사람이 아닌데 스스로를 착하고 순한 사람대하듯 애처롭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누군가 안아주면 좋겠는데.....소설 속 인물들이 책에 안겼듯이 나도 그저 책에 안기는 것이다.

 

책에 안기면서 생각해본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지, 나를 외롭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때 쯤이면 사실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잠으로 도피하고자 하고 삶을 꿈에 의지하는지, 누군가의 빈집을 두드려서라도 나의 빈 가슴을 채우고 싶어하는 이 마음은 도대체 외로움인지 답답함인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그래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인물들을 통해 묻고 들여다본다.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나로선 큰 용기를 낸 것이고, 그 용기만으로도 사실 치유가 된다. 물론 얼마나 오래갈 지는 늘 어정쩡하고 비겁한 나는 잘 모른다. 

 

작가의 세 번 째 작품을 읽었기에 모든 작품을 읽은 사람처럼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빈집을 두드리다]는 내게 장은진이라는 작가의 색깔을 더 깊게 만들어준 책이다. 일곱 편 모두가 다른 인물, 다른 상황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이 장은진이라는 사람의 색깔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매일 매일 살아가는 모든 삶의 모습이 결국은 나의 색깔이듯이 말이다. 오늘은 어떤 색깔로 살게 될까, 장은진 소설가의 다음 색깔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루를 시작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는 팟캐스트가 너무나 대중화되어 있어서 모르는 사람보단 아는 사람이 더 많다. 김영하 작가가 <책읽는 시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날을 기대했을텐데 좀처럼 팟캐스트가 늘지 않다가 어느날 갑자기 폭증한 듯 하다. 아마 MB정권의 역할이 톡톡했지 싶다. 이제는 일반인들도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팟캐스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책들도 심심찮게 나온다.

 

내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앞서 말한 김영하 작가의 <책읽는 시간>, 이동진의 <빨간 책방>, KBS <라디오 독서실> 세 가지로, 세 방송 모두 버스를 이동할 때 가장 즐겨 듣고 그 외<책읽는 시간>은 주로 잠자리에서, <빨간 책방>은 걸으면서 듣는 것을 좋아한다.

 

 

 

 

 

 

 

 

 

 

 

 

 

 

팟캐스트

http://kimyoungha.com/tc/?p=661

다니자키 준이치로 <만,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중 <만卍>

 

 

김영하 작가의 <책읽는 시간>은 업데이트 시기가 일정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자 장점이다. 기다리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 올라온 팟캐스트가 있으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지난 5월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방송을 들었는데 일전에도 한 번 거론한 적이 있는 것 같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사실 무관심에 가까워 문학동네 세계문학을 사면서도 이 책을 염두에 둔 적은 없었는데 작가의 이 날 팟캐스트를 듣고 나서 다니자키 준이치로라는 작가에 대한 관심도가 정말 수직상승했다.  읽어준 부분만 들어도 소설가의 탐미주의적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어 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는데 김영하 작가는 <세설>이라는 작품을 덧붙여 소개했다.

 

 

 

 

 

 

 

 

 

 

 

 

 

 

 

 

 

 

 

 

 

팟캐스트

http://www.podbbang.com/ch/3709?e=20981605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는 요즘 핫한 소설 한 권을 2회에 걸쳐 방송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다운만 받아놓고 아직 듣기 전이다. 버스를 탈 일도 걸을 일도 적어서인 것 같다 ㅠㅠ 김 박사를 핑계로 내일은 좀 걸어야 할까 보다. 개인적으로 <빨간 책방> 좋았던 방송 3가지를 꼽아보자면, 가장 최근에 들은 이동진 에세이 특집 방송에서 작가 이동진의 모습을 새롭게 알게 되어 인상 깊었다. 또 이승우 작가가 함께 출연하여 방송한 <지상의 노래>편도 좋았고, 밀란쿤데라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에 듣게 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방송이 두 DJ의 진지한 모습을 많이 봐서 좋았다.

 

 

 

 

 

 

 

 

 <라디오 독서실>은 KBS라디오 방송인데 팟캐스트로도 업데이트 되어 두루 들을 수 있다. 처음엔 이런 컨셉이 좀 어색했는데 듣다보니 재미있고, 또 책으로 읽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윈윈인 것 같아 안심되었다.

 

  단막극으로 꾸며야 하다보니 장편보다는 단편이 주로 방송되고, 최근에는 젊은 작가 특집으로 방송하고 있는데 최근 방송에는 요즘 대세 손보미 작가의 창작과비평 2013.봄호에 실린 <대관람차>라는 작품이 소개되었다. 

 

팟캐스트 http://www.kbs.co.kr/radio/radio_drama/library/play/aod.html

 

<라디오 독서실>에서도 좋았던 방송을 3가지 꼽아보자면, 2012년 9월에 올라온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 여류 수필 3편 『규중칠우쟁론기』『조침문』『관북유람일기』가 진짜 재밌었다. 마침 <아씨방 일곱 동무>라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소개할 무렵이라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또 서유미 작가 『당분간 인간』은 내가 알지 못한 작가의 소설이었지만 흥미로운 극을 통해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는 점이 좋았고, 올 초에 방송된 김애란 작가『침묵의 미래』는 이후 짧은 시간 내에 글로도 읽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 외에도 많은 팟캐스트가 있지만 다 챙겨들을 수는 없을 것 같고 이 방송들의 밀린 방송을 어여 들어봐야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comi 2015-03-11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해주신 독서 관련 팟캐스트 저도 애용하는데 반가워서 댓글 남겨 봅니다. 세 가지를 각각 상황에 맞춰 들으신다는 점이 재밌네요. 전 주로 운전하거나 음식 만들거나 설거지할 때 잠자리에 누워서 마음 내키는 대로 섞어 들어요.ㅎ
제가 즐겨듣는 팟캐스트 몇 개 더 소개하고 갈게요. <꿈타장의 유혹하는 책읽기>와 EBS에서 진행하는 <영미문학관>이에요. <영미문학관>은 영미문학작품을 영어로 몇 문장을 읽고 또 한글로 번역해서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한 번 들어보세요.

그렇게혜윰 2015-03-12 10:19   좋아요 0 | URL
영미문학관이 종영되서 넘 아쉬워요ㅠㅠ 요샌 출퇴근을 안해서 잘때 듣기도 하지만 그건 들었다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zzz
팟캐스트 땜에라도 출근을 해야하나 싶기도 하네요ㅋ

cocomi 2015-03-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종영된 라디오 방송이었군요. 전 팟캐스트로만 들어서 종영된지도 몰랐어요. 어쩐지 작년 연말 이후로 업뎃이 없더라니ㅜㅜ 책 읽어주는 방송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자꾸 중단되어서 아쉬워요.
 

책꽂이의 비율이 점점 들어나는 문학동네라 사실 고루 읽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래도 좋은 책이 자꾸 나오는 걸 어쩌나, 모두 살 수는 없고 일단 우선 순위도 살필 겸 리스트만 한 번 정리해 본다.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그 남자의 연애사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6월 23일에 저장

우주를 느끼는 시간-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19,800원 → 17,820원(10%할인) / 마일리지 390원(2% 적립)
2013년 06월 09일에 저장
절판

붓다차리타
마명 지음, 김달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5월
18,000원 → 17,100원(5%할인) / 마일리지 540원(3%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3년 06월 09일에 저장

엄마 꿈속에서
유준재 글.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6월 09일에 저장



8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실 휴직을 하면서 아이와 잘 놀아주고 싶었는데 아들이 나를 닮아 귀차니스트라 몸을 잘 안쓴다. 아빠가 이건 좀 많이 해 주면 좋겠는데 넘 바쁘다는 게 현실이다. 어쨌든 나와 아들의 취향은 북아트라는 공통의 흥밋거리를 발견하게 되어서 휴직 후부터 지금까지 도서관에 들러서 관련 책들을 빌려와 다양하게 한 번 해 보고 있다. 물론 애초의 계획만큼 자주는 아니다. 한 권 빌려오면 많게는 서너 가지, 적게는 한 가지만 해 볼 따름이다. 아이가 어려서 많이 복잡한 것은 하기가 어렵고, 사실 막상 하려면 준비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단 북아트를 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색상의 A4용지, 칼, 긴 자, 가위, 풀, 셀로판테이프, 흰 도화지, 색상 도화지(8절이 사용하기에 좋다.), 할핀은 상시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다. 책은 한 두 권은 구매를 하되 다양하게 보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므로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책 여러 권 본 선무당으로서 권해주고 싶은 북아트(혹은 책놀이)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경남모임이 만든

<즐거운 북아트교실>

- 알라딘가 13,500원

 

북아트 책은 현직 교사가 쓴 것이 많은데 이 책 역시 교사 모임이 쓴 책이다. 다른 책에 비해 방법이 일단 다양하고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실용적 가치가 뛰어나다. 설명이 상세히 되어 초보자도 금세 따라할 수 있고, 주제에 따라 활용하는 북아트가 잘 제시되어 아이디어를 얻기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6살 아들과 할 때에도 계단책, 휴지심책, 창문책 등 따라하기 좋은 것이 많아 취학 전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도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다.

 

 

 

 

 

<방과후 어린이 북아트>- 알라딘가 17,100원

 

일단 표지 디자인이 굿!이다. 하지만  수요가 많아 여전히 가격은 좀 높다. 하지만 북아트 책들이 대체로 내용이 좀 좋다 싶으면 비싼데 그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사실 가르치는 사람(교사라는 뜻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서는 <즐거운 북아트교실>이 참 좋다. 그런데 배우는 사람으로서는 <방과후 어린이 북아트>교실이 짱이다. 여섯 살 아들도 이 책만큼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으니! 사실 활용은 <즐거운 북아트 교실>을 더 많이 했는데도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북아트 작품들은 기본을 넘어 정말 스케일이 크고 다양하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필요하고, 선생님이나 엄마가 어느 정도는 북아트에 두려움이 없어야 가능하기도 하다. 비교적 간단한 작품을 만든다고 했는데도 보시다시피 준비물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아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가방에 매일 넣고 다녔다. 어릴 때만 가능한 행동!

 

 

 

 

 

 

 

<팝업북 만들기 기초팝업편> - 알라딘가 9,350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눈치챌 수 있듯이 올 흑백이다. 그래서 보기에 썩 편한 편은 아니다. <팝업북 만들기>는 기초팝업편이 있고 이후에 슈퍼팝업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초팝업편이 더 활용이 편하다. 쉬워서 그런 거겠지만^^;

 책이 얇아서 만들기 순서가 상세하지 않은 것도 아쉽고, 흑백이라 초보자에게는 작품에 대한 흥미가 썩 생기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가격대비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고 준비물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좋은 편이다.  아이와 <종이 인형>이라는 책을 가지고 놀면서 텐트북을 만들어 함께 놀았더니 활용 가치가 두 배가 되었다. 그만큼 이 책만으로 놀기보다는 다른 아이디어들과 조합할 때 용이한 책이다.

 

 

이 외에도 많은 책들을 봤다. 북아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격만 따져서 너무 얇은 책을 사는 것은 오히려 비효용적이다. 또 사야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살 때 초보자에게 좋은 기초가 튼튼한 책을 구입한 후에 다양한 책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그런 면에서 실패율을 줄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의외로 가격만 비싸고 내용은 뜬구름잡는 책들도 많으니까! 우리 함께 좋은 책놀이 엄마가 되어 보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가입되어 있는 카페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책 세 권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누군가를 위해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저 내가 좋아하는 책 세 권을 알려달라는 것인가? 최근에 무슨 책을 읽었냐고 묻는 것인가? 어떤 작가를 좋아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도 그 사람을 떠올렸을 때 그 사람이 읽고 있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책, 그 사람이 읽으면 좋아할 것만 같은 책, 그 사람에게 권해 그 사람이 나와 함께 공감하고 싶은 책을 권해야 할 것이다. 물론, 내가 권한 책이 그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가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권할 책을 선택하는 동안 오롯이 그 사람을 생각하는 그 과정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아마, 그렇게 책을 추천받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비록 추천받은 책에 내 취향이 아닐지라도 상대가 나를 위해 공을 들인 그 시간을 귀히 여길 줄 아리라 믿는다.

 

 

2.  오늘 아는 분이 시 낭독회를 다녀온 사진을 기별도 없이 메일로 첨부해왔다. 그분과 주고 받은 첫 메일이었다. 그분은 그렇게 그 시간동안 그 시인을 보며 나를 떠올렸구나, 싶은 생각에 사진이라는 결과물보다 더 깊은 고마움이 생겼다. 남을 생각한다는 것, 남에게 떠올려진다는 것은 참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다. 사실, 남에게 떠올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어디에서든 드러나지 않고 싶었고 떠올려지고 싶지 않았다. 아마 그 기저엔 두려움이 있었겠지. 누군가를 위해 책을 골라보고, 누군가에게 떠올려진 어제와 오늘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열어본다. 열어본다, 라고 쓰는 동안 숨이 가빠진다 가슴이 뻑뻑해지기도 한다. 겁이 많다 참 나란 사람, 세상 어떻게 사나 모르겠다. 그것도 그렇게 시원시원한 태도와 말투로 살아가는 걸 보면 나의 가면은 참 굳건하다. 든든하다.

 

 

 

1-1 내가 누군가를 위해 추천한 책 3권

원문 : http://cafe.naver.com/mhdn/64499

 

장은진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 - 알라딘가 10,800원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현관문을 주먹으로 세게 두드린다. 문이 열리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계속 두드린다. 이유가 없기 때문인지 빈집을 두드릴 때마다 공허한 소리가 메아리처럼 흘러나와 내 가슴을 두드린다. 그 가슴도 텅 비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 <빈집을 두드리는 이유> 중

 

 

 

로맹 가리 <흰 개> -알라딘가 10,800원

내가 질문을 던진 친구들 대부분은 우리 입장이었다면 개에게 주사를 놓았을 것이라고, "아무리 좋은 감정에도 한계는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오히려 지나치게 한계를 두는 사례를 주변에서 줄곧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감정 제거'라는 현대적 흐름에 굴복하기를 거부한다. 감정의 인플레이션을 빌미로 감정을 평가절하하길 거부하고, 100프랑의 고통이 1프랑의 가치밖에 없다고 받아들이기를, 다시 말해 어제는 단 한 사람의 죽음으로 충분했던 곳에 백 명의 죽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p 75)

 

 

호어스트 에버스 <서두르지 말고 인생을 안단테>

- 알라딘가 11,700원

나는 더 이성적이고 효과적이고 훨씬 학구적인 체중감량 방법을 찾아냈다. 한마디로 체중을 '재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닷새 전부터 나는 내 신체부위를 따로 따로 재기 시작했다. 왼발, 오른발, 머리......이런 식으로. 그러고 나서 그 무게를 다 더하는 거다. 그렇게 했더니 거의 20kg이나 줄어들었다. 단번에. 이런 감탄할 일이! (p92)

 

 

 

6월이 참 덥다. 한시적 전업 주부로 사는 나로선 시간 가는 것이 그렇게 아깝다. 그리고 두렵기도 하다. 아이의 몸엔 요즘 면역력 저하로 두드러기가 났다 들어갔다하여 맘은 심란하다. 매우 마음적으로 복잡한 6월이다. 그런 6월을 그나마 웃으며 보낼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 덕분이다. 아름답다. 눈물이 찡!

 

 

2-1 오늘 아침 받은 사진 속 시인의 시 한 편 중

 

6월은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오은 <1년> 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