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슬픔은 전염된다고 믿었다. 한때의 믿음이었다. 한때 슬픔이 힘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은 지나갔다. 그래서 우리는 이 비극을 슬퍼하지도 못하고, 이 비극을 다른 어떤 힘으로 전환하지도 못하고 그저 지나가길 기다리고만 있다. 그러나 어떤 슬픔은 좀처럼 지나가지 않고 채 치워야지 못한 골방에 고여 누군가를 벼랑 앞에 서게 한다. 왜 늘 약한 이들만이 죄책감을 갖게 될까?? 2014년은 어떤 이들에게는 슬픔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시절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