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나 그 이전에 읽으면 좋습니다. 아니면 과학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천문학 방면의 책을 거의 읽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좋겠네요. 하지만 이미 이쪽 분야의 책을 한두 권 정도라도 읽어본 사람에게는 시시할 것 같네요. 이런 책은 적당한 시기에 읽어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시간 낭비거든요. 저도 미루다 나중에 읽었을 때 너무 시시해서, 고등학생 때 읽을 걸 하고 후회했는데,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기에 잘 맞는 때가 따로 있더라구요. 아이들에게 교과서랑 참고서랑 무슨무슨 대학 추천도서 같은 것만 읽히지 말고 이런 책도 읽게끔 잘 챙겨 주세요. 원래 텔레비전 방송으로 만든 걸 책으로 펴낸 거라서 그런가 이해하기가 굉장히 굉장히 쉬운 편입니다. 천문한 분야 책이 재미는 있어도 쉽게 쓰기는 또 어려운데, 이 책은 정말 이해하기 쉽게, 깔끔하게 잘 썼습니다. 그림과 사진 자료가 풍부한 것도 장점이죠. 책이 나온 지 오래 돼서 지금은 좀 구닥다리긴 하지만. 제가 읽을 때에도 벌써 사진은 후지다고 느꼈으니까요 뭐. 목성에 생명체가 산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겠지...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책에서 유일하게 새로웠고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내용이네요. 과학책은 뭔가 신선하고 확 깨는 내용이 없으면 기억에 남질 않는데, 이 목성 생명체 생김새는 많이 인상 깊었던 거죠.
몇 해 전에 조카 책꽂이에 있는 거 읽었는데 쉽게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이상은 돼야 읽을만 한 것 같구요. 내용도 문체도 꽤 맘에 들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야기 하나가 끝날 때마다 뒤에 참고문헌이나 사이트를 적어둬서, 좀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이에게도 도움이 될 겁니다. 내용 중에선 O.J. 심슨 사건과 통계학을 연결지은 글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유전무죄가 된 꼴인데, 법학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법학책만 읽어선 안 된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죠. 누구든 골고루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용. 변호사라는 직업이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고.
조카가 한창 이 책을 좋아할 때 사 줬는데 저도 좀 살펴 봤거든요. 그런데 만화와 지진 관련 부분이 따로 분리돼 있어서 조카가 만화만 보려고 하더라구요. 정작 지진에 관한 내용은 물어봐도 잘 모르고. 모든 애들이 만화만 읽는 건 아니겠지만, 애들이 굳이 만화책을 읽는 건 재미 때문입니다. 지식 부분이 홀대받는다는 면에선 이 살아남기 시리즈는 별루네요. 다른 살아남기 책도 비슷하구요. 제가 직접 읽어 봐도, 또 조카들 책 읽는 걸 살펴봐도 Why 책이 훨씬 낫습니다. 이 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외계인, UFO에 관한 책 몇 권 읽어봐서 그럴까요, 아니면 원래 이런 책은 읽고 나면 허무하기 때문일까요, 이 책은 좀 시시하네요. 뭐랄까, 뻥튀기를 먹은 기분이랄까. 외계인에 관한 책을 정말로 처음 보는 아이라면 어떨지 몰라도, 저라면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본 Why와는 달리 이 책은 잉크가 조금씩 번진 데가 여러 쪽 있네요. 아, 성경에 나온 걸 UFO란 식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고 써놔서, 열혈신도인 부모님이 보신다면 버럭 하시겠어요. 덧붙임. 이 책 시작 부분을 보면, 태평양 한 가운데서 지진인지 화산폭발인지 일어나서 큰 지진해일이 일본 전역을 휩쓸고 우리나라 동해 바다까지 피해를 입히는 걸로 나오는데,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태평양과 우리나라 동해 바다는 일본 열도가 턱 가로막고 있습니다. 태평양으로부터 큰 지질해일이 닥쳐와도 일본 열도가 막아준다던데, 설령 우리나라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와도 책에서처럼 그렇게 큰 지진해일이 올 것 같지는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