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터넷에 누군가 이 책을 깨끗하게 스캔해서 올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일 겁니다. 클릭하면 다음 쪽으로 넘어가게 만들어놔서 마치 정말로 책을 읽는 것 같았거든요. 거기서 처음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샀습니다. 사서 아직 어린 조카를 줬죠. 동물 사진이 잔뜩이니까 좋아할 줄 알고. 그런데 조카는 너무 어려서 그런가 별로인 것 같더라구요. 조카가 이미 많이 컸지만 책을 도로 가져올까봐요. 제목 그대로 우울한 날에 읽는 책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면서 생각하죠. - 아! 남들도 나처럼 우울하구나. 혼자만 우울한 게 아니었어. 어쩌면 동물 사진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 하하하! 얘네들을 보니까 기분이 좀 좋아지네. 어느 쪽이든 우울한 기분 쫓아내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단, 너무 많이 우울한 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너무 우울할 땐 뭘 해도 효과가 없지만요.
어수록이 잠을 쫓는 익살이야기라고 쓰여 있는데 그럭저럭 맞는 얘기입니다. 요즘으로 치자면 인터넷에 떠오는 웃기고 야한 얘기들을 모아둔 거거든요. 요즘 유행하는 얘기라고 해도 믿을 만한 정도입니다. 실화는 아닌 것 같고 뻥인 얘기죠. 조선 시대에도 그런 얘기가 돌았구나, 더구나 그걸 책으로 쓴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니까, 좀 놀랍기도 하지만 어느 시대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말이 맞네요. 조선 시대라고 해서 절대 점잖거나 한 건 아니라구요. 범우문고는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고 가벼워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책은 더구나 그 내용 탓도 있겠지만 좀 볼까 하는 생각으로 집었다가 어느 새 정신을 차리고 보면 벌써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알라딘에 올라온 표지와 지금 파는 건 다릅니다. 지금 파는 건 주홍색 표지고 종이도 마치 갱지 같습니다. 종이질이 나빠서 별 하나 뺍니다. 값은 올랐으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