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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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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클라우디아 수녀이신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집이다. 
여기저기에 기고한 글의 일부와 기도일기, 친구들에게 보내는 우정일기, 먼저 먼 길 가신 지인들에 대한 추모일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수녀님은 몇 년 전부터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서 지내신다. 
내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지고 우울증을 앓기도 하며 매사에 짜증이 많이 난다. 
수녀님은 수행자여서 일까?  병마와 싸우면서도 매사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주려 애쓰신다. 

본인도 환자로 있으면서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과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매일 보던 꽃잎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아침에 눈 뜨면 보이는 일상의 당연함까지도 감사하는 눈이 생겼다고 하신다.  몸이 아프고 나서 더 아픈 사람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하신다. 

하지만 수녀님도 사람인 까닭에,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인간적인 속내를 보이기도 하신다.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너무 고통스러운 한때에는 방문객들이 와서 의례적으로 하는 얘기에도 짜증이 일어 한동안 방문객을 만나고 싶지 않아 마음을 닫은 적도 있으셨다 한다.  그 부분에서는 참 인간적이다!  하는 느낌을 받았다.  TV나 책으로만 만나는 유명한 수녀님이라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는데,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음에 사랑이 충만하고 오랜 수행자의 길을 걸은 수녀님에게도 견디기 힘든 치료과정이라 생각하니 ’암’이란 병이 무섭게 다가오기도 했다.

수녀님이 아프다는 뉴스가 나가고 나서 부쩍 아픈 사람의 소식이나 먼 여행길에 오른 소식이 더 많은 듯 하다. 
하느님 곁에 먼저 간 소중한 사람이나, 병상에 있는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한다. 
수녀님도 아픈데 ’하하하’ 웃는 좋은 뉴스가 아니어서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픈 사람 생각하면서,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면서 한번 더 아픔을 느껴야 할텐데, 
부탁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암튼 좀 속상하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이해인수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항상 미소 짓는 모습이다.  선하고 부드럽게 웃는 모습이 편안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에서 느껴지는 소녀같은 수녀님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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